독자투고

[특별기고] 육아 비용 지원에 앞서 우리에게 더 절실한 저출산 극복과제

[특별기고] 육아 비용 지원에 앞서 우리에게 더 절실한 저출산 극복과제

by 운영자 2015.09.01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전국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매년 1명에서 2명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합계출산율이 1.30이하인 경우 ‘초 저출산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이후 이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요즘 젊은 친구들을 만나 결혼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십중팔구 결혼은 하더라도 아이는 적게 낳을 것이라고 한다.

혼기가 차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결혼과 출산이 언제 부터인가 필수가 아닌 옵션이 되어 버린 것이다.

60년 이후 줄곧 고성장 시대를 달려온 우리에게 출산율 감소는 “더 이상 성장 없음” 을 알려주는 바로미터이다. 무엇보다 저출산은 생산인구의 감소로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이에 정부에서도 지난 9년간 저출산 극복 일환으로 개개인의 육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자그마치 66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필사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순천시도 2008년 1. 272%의 출산율을 2013년 1.340%으로 끌어 올리기까지 매년 17억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방정부도 나날이 늘어나는 복지비용과 인구 지키기와 출산 장려정책에 수반되는 비용까지 지속적으로 쏟아부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살림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또한 직장에서는 한창 일할 젊은 직원들이 육아를 이유로 휴직을 하고 보니, 나이 든 직원들이 젊은 직원들의 일을 떠맡게 되면서 부터 세대간 위화감도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을 한다.

이처럼 저출산은 성장 잠재력의 저하 뿐 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많은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은 어머니라는 지위를 얻고 부터 바깥 또는 집안일로 쉴 새가 없는 것은 매 한가지였다.

예전에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주로 논밭에서 이뤄졌다면 지금은 직장이나 사회로 이동했을 뿐이지, 일하는 양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는 점이다.

도리어 지금의 세대가 이전 어머니 세대보다 성능 좋은 가전제품으로 부엌 살림하기가 더 편해졌으며, 훨씬 적은 숫자의 아이들로 육아와 가사가 훨씬 쉬워졌다는 것이 나이 든 어머니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예전 같지 않고 계속 떨어지는 데는 분명 여성의 사회진출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늦었지만은 다시 냉철히 따져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병을 알아야 약을 찾을 수 있듯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더 살기가 팍팍해진 탓이고 또 아이들을 키우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 엄두가 안 생긴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훨씬 그 이전보다 더 잘사는데도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태어난 아이들의 수는 훨씬 적지만, 지금 태어난 아이 하나 키우기가 옛날 아이들 10명 키우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다. 더 좋은 분유를 먹이기 위해, 더 나은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무한대로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부모들의 이기적이고 과다한 경쟁심이 아이들을 힘들게 내몰고 있으며, 정작 부모들도 사교육비 뿐 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쏟아 붓는 지출로 허리가 끊어질 판이다.

그러다 보니,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너무 많은 돈이 들고 힘이 드는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OECD 국가중 자살율 1위, 출산율은 뒤에서 1위라고 한다. 이는 사회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여유를 가질 수 없는 각박한 현실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살은 생명을 중단시키는 것이고, 저출산은 더 이상 생명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산실이다. 경제적인 부문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반대로 지나친 경쟁사회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성공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경쟁사회가 자식에게로 향했고, 결국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 아이를 낳지 않은 저출산을 만들어 낸 것이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는 정부의 정책이나 육아 비용 보전 차원 이전에 앞서 아이들을 지나친 경쟁의 도구가 아닌, 온전한 삶의 주체로서 바라볼 때 비로소 극복 가능할 것이다.

또한, 물질 만능, 빈부격차의 심화, 사회적 소외계층의 생성 등 함께 맞물려 터져 나오는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체질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사회시스템과 전반적인 의식변화를 위해 효율성 보다는 삶의 질과 행복을 우선시하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경쟁을 약화시키며, 더불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다면 저출산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