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독자투고)사고현장에서의 빨리 빨리 ... ...

(독자투고)사고현장에서의 빨리 빨리 ... ...

by 이재민 2007.05.27

외국인들의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빨리빨리 하는 경향이 있다’고들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만 보더라도 빨리빨리 문화는 익숙하다.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서로 먼저 출발하려고 조금씩 앞으로 나오는 차들하며, 빨리 타거나 내리지 않으면 어느새 출발해 버리는 버스, 지하철 등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 빨리빨리 문화가 부정적이고 불편한 점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70년대부터 우리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고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힐만한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처럼 빨리빨리 문화는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사고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고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 환자를 살펴보고 있으면 여기 저기서 ‘빨리 이송하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정확한 환자평가가 이루어진 후 적절한 응급처치를 해야 2차 손상을 예방할 수 있음에도 빠른 이송만이 환자에게 좋다라는 생각이 아직 뿌리박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소한 말 한마디가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하는 우리에게 마음의 부담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엄청난 후유증이 남게 할 수도 있다
한 예로 몇 년전 비행기 추락사고때 헬기로 로프를 이용해 환자를 이송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물론 빠른 이송을 위해 이용한 것이지만 그 환자는 하반신 마비라는 어이없는 결과가 오고말았다.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결코 빠른 이송만이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며, 빨리빨리하라고 채근하기보다는 환자처치에서부터 사고처리까지 안전하게 할수 있도록 작은거라도 도울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또 이송차량이나 관련차량이 지나갈수 있도록 차도를 양보하는 미덕을 갖는게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광양소방서 광영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이재민 ☏ 793-9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