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오월의 악몽

오월의 악몽

by 운영자 2014.05.20












<황은환>
·사단법인 5·18민주유공자
전남 동부지역 회장



계절의 여왕 오월의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뇌 깊숙이 찾아옵니다.

향긋한 향기를 음미하기도 전에 연상적으로 스치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최루탄 냄새만 기억될 뿐입니다.

1980년 그해 오월은 악몽이었지만, 수년이 지난 오월은 풍요롭고 자유와 인권이 선 나라로 변해 가고 있었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몰릴 때 항상 구국의 선열이 있었고 독재와 부정부패가 만연 할 때 민주화를 위해 산화하신 선열의 투사들이 있어 항상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이어 갔습니다.

그런데 2014년 오월은 또다시 새로운 악몽을 꿈꾸게 만듭니다.

이른 봄에는 1억여 건의 신용정보유출로 나라를 혼란하게 만들더니, 그 수습 과정에서도 정부와 관련기관은 황당하고 무능한 책임 면피 방식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또 세월호의 침몰 사건으로 금쪽같은 내 자식들이 바닷물 속에서 살려달라고 발버둥 치면서 죽어가는 현장을 보면서, 썩어가는 대한민국 정부의 대처 능력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공권력 타락의 부패가 행하는 현실의 세태에 최소한의 상식과 법률적 안전도 지키지 않은 공공적인 책무에 무감각한 집권 정부의 무능함이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정부는 있는 것입니까?

대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입니까?

GNP 3만불 시대를 넘으면 뭐합니까?

사회에 안전망이 없어 잊을만하면 인재(人災) 로 죽어가고, 기초 생활도 할 수 없어 자살률 세계 1위인 현실을 인지하면서 구조적 사회 현안을 묵과해버리고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정부는 어느 나라 집단들입니까?

분노 하다 못해 억울함을 체념하게 만들었으며 실낱같은 꿈을 좌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이런 인재의 상황을 지켜보지 않을 것입니다.

일련의 한국사회의 흐름과 변화를 점검하고 안전망 재구성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유와 인권이 선 나라에 인재(人災) 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개인의 행복도 중요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세월호의 침몰 사건은 과실치사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300여 명의 대학살인 것입니다.

정부와 관련기관은 생존자 한명도 구하지 못하고 구하는 척했고 골든타임을 수수방관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저들의 비리와 부정을 알면서도 진작 견제, 비판 하지 못한 동조자였습니다. 관계기관들을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 용서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다시는 이 땅에 인재(人災)로 인한 학살을 만들지 말아야 될 것입니다.

인간답게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5·18정신으로 5월을 맞이하여 악몽을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