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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설잉께”

“그래도 설잉께”

by 운영자 2009.01.23

“그래도 설잉께. 쪼개라도 나나 묵고 해야제, 설인디. 암만 힘들다고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가니.”

설을 맞아 장보기에 나선 사람들은 ‘그래도 설’을 버릇처럼 말한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 모여 한바탕 웃을 수 있는 날이 명절 아니던가. 아껴 아껴 모은 돈으로 조금이나마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래도 설잉께. 아, 평상시 보담은야 장사가 되제. 그래도 설 아니가니.”
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하지만 그래도 설 대목을 기대하는 상인들도 마찬가지로 ‘그래도 설’을 얘기한다. 힘들지만 그나마 다른 때보다 낫다는 뜻이다.

그래도 설이다. 경제 불황에 용산 철거민 참사에 마음 편할 수만은 없는 날들이지만 그래도 설 아닌가. 날선 마음 가라앉히고 가족 친지들과 살뜰한 정 나누는, ‘설’ 말이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