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면 받는 수출중소기업 ‘현장 간담회’

외면 받는 수출중소기업 ‘현장 간담회’

by 운영자 2013.05.20

기업들, 관(官)주도 형식적 간담회에 ‘무언의 비판’
전남도 “제발 애로사항 좀 말해 달라” 진풍경 연출


전남도와 광양시,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수출 유관기관들이 합동으로 진행한 수출중소기업 애로 해소 간담회가 겉돌고 있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였지만 기업들이 입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수출 유관기관들은 지난 14일 오후 3시 광양시청 상황실에서 지역 기업체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중소기업 현장애로 해소를 위한 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유관기관들의 통상 진흥 시책 소개에 이어 기업 건의사항 및 애로사항 청취의 순서로 진행됐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날 회의를 주재한 고대석 전남도 경제산업국장의 거듭된 애로사항 건의 요구에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기업들이 관(官)주도의 형식적 간담회에 대한 그동안의 불만을 ‘침묵’으로 표현한 것이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고 국장은 “그동안의 간담회가 기업인들에게 ‘또 저러다 말겠지’란 생각이 들도록 한 측면이 있어 깊이 반성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고 국장은 이어 “지금 근무하는 공무원은 과거와는 각오부터 남다르다. 또 한번 속는 셈 치고 자금이나 마케팅, 일자리 문제 등 애로사항을 말해 주면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처럼 고 국장의 읍소에도 별 다른 의견이 없자 결국 회의 진행자가 참여 업체를 직접 지목해 한 가지씩 발언을 유도하면서 어색한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졌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통해 무역보험공사의 무성의한 업무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의류수집수출 업체 관계자는 “무역협회 기금을 신청하기 위해 무역보험공사에 서류를 제출했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한달 이상을 끌더니, 불과 신청 기한 일주일을 남기고 추가 서류를 요구해 결국 기금 신청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며 “오늘의 지적을 쓴소리로만 듣지 말고 개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역보험공사 측은 “직원 2명이 200여개 업체의 업무를 처리하며 업무가 많았고, 사고시 지급되는 금액과 관련된 규정이 많아진 것도 결국 이용자에게 불편을 줬다”며 “기업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