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남 녹차 ‘끝없는 추락’ … 생존 몸부림

전남 녹차 ‘끝없는 추락’ … 생존 몸부림

by 운영자 2013.06.18

한파 피해에 수요 감소 겹쳐 생산성도 곤두박질
전남 녹차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면서 녹차산업 전반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잇단 동해(凍害) 피해에다 원두커피와 대용차의 위세에 시장을 절반 이상 잠식당했다.

농정 당국과 농가들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홍차 상용화에 나서는가 하면 학교급식에도 노크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일 전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산하 식품경영연구소가 도내 54개 작목을 대상으로 2012년산 농산물소득을 조사한 결과 녹차는 10a당 소득액이 19만4564원으로 2011년(87만7028원)에 비해 77.8%나 감소했다.

필요한 경비를 빼지 않은 조수입은 10a당 90만9000원으로 경영비 71만4000원을 빼고 나면 소득은 20만 원 이하로 떨어지고 소득률은 20%대 초반에 그쳤다. 30개 노지재배 작물과 24개 시설재배 작목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컸다.

심각한 작황 부진을 겪은 월동배추(-34.9%), 태풍 피해로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무화과(-52%), 포도(-30%), 배(-24%), 단감(-23%)에 비해서도 감소율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노동생산성도 6096원으로 가장 낮았다. 하우스 무(4만8327원)에 비해서는 8배, 쪽파(4만6498원)보다는 7.6배, 가을배추(4만2440원)에 비해서는 7배나 생산성이 낮았다.

본향(本鄕) 전남에서 녹차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우선 수요 감소가 1차적 요인이 되고 있다. 원두커피와 대용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최근 3∼4년 새 소비량 기준 판매량이 30∼40% 가량 줄었다.

여기에 2010년부터 해마다 계속된 동해로 재배농가 상당수가 피해를 입으면서 한때 1600∼2000톤 가량을 생산해 전국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생산량도 700∼800t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위상이 크게 추락하자 농정 당국과 농가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동해에 강한 10여 가지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제조과정이 단순하면서도 커피와의 혼용이 가능하고 아이스티, 과일 티로도 사용할 수 있는 홍차를 내수 부진의 대안으로 개발하고 있다.

세계 차 소비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홍차를 만들 경우 녹차대용은 물론 수출길도 열 수 있고 연간 200억원에 이르는 홍차 수입 대체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급식도 주요 타깃이다. 절차와 여유, 예의를 중시하는 차 문화를 일선 학교에 보급할 경우 스마트폰이나 학교폭력에 멍든 학생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국내 일부 대학에서 학교급식을 이용한 차 교육이 학생들의 인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