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르스 여파 … 매장판매직‘울고’운전배달직‘웃고’

메르스 여파 … 매장판매직‘울고’운전배달직‘웃고’

by 운영자 2015.07.08

<교차로잡, 상반기 중소업체 구인 현황 분석>
상반기 판매·음식점 구인, 전년 동기 대비 6%p 감소
운전·배송직 14%p 증가 … 메르스·여름철 계절 요인
외식 줄며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도 10%가량 증가


길어진 경기 불황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겹치며 구인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고객과 대면하는 직종인 매장판매직은 채용을 줄이고 있는 반면 배달직종은 늘이고 있다.

7일 순천·광양의 취업전문사이트인 교차로잡(http://www.kcrjob.com)의 자료를 토대로 올 상반기 중소업체 구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순천과 광양지역 음식점을 비롯해 건설업, 매장판매업 등 사업장의 구인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순천 지역에서 매장 판매, 음식점, 경비·주유원 등 생활서비스 등 4개 분야의 구인 건수는 모두 37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60건과 견줘 4.8%p 감소했다.

특히 매장·판매직종에서는 18.4%p(2014년 상반기 839건→2015년 상반기 685건)가 감소하며, 싸늘한 채용 시장을 증명했다.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김모씨(21)는 “메르스 사태가 번지면서 손님이 줄어들어 6월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것을 권유 받았다”며 “방학까지 꾸준히 하려던 것이었는데, 다시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학기간과 겹쳐 요즘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양의 일자리 감소폭은 더욱 컸다.
같은 기간 광양의 판매직, 음식점 등 4개 분야의 구인 건수는 17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13건보다 7.4%p 줄어들었다.

그러나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에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외식도 배달 음식으로 대신하는 사람이 늘며, 운전과 배송직의 필요 인력은 늘었다.

실제 올 상반기 순천의 운전·배송직 구인건수는 80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가 724건에 비해 11.5%p 증가했다. 더욱이 메르스 사태로 인해 2분기 운전·배송직 구인건수는 1분기에 비해 25%p(2015년 1분기 359건→2분기 448건)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양 역시 올 상반기 3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8건에 비해 운전배송직의 구인 건수가 16%나 상승했다. 더욱이 2분기(201건)도 1분기(168건)보다 19.6%p가 증가, 메르스 여파를 증명했다.

순천의 한 치킨가게 업주는 “2분기 들어 매출이 오르고, 그에 따라 배달직종 등의 일손이 더 필요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더워진 날씨로 야외활동이 늘며 배달음식을 찾는 계절적인 요인과 메르스 확산 등으로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선호하는 덕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실제 주변의 다른 배달업체들도 매출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교차로잡 관계자는 “배달직종 등을 제외하고는 장기화된 불황과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며 전반적으로 고용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곧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메르스 확산 공포로 외식이 줄면서 순천시의 음식물 쓰레기량도 증가했다.
순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순천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평상시보다 10%가량 증가했다”며 “메르스 확산 공포로 외식을 자제한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