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순천도 매매보다 비싼 전세 아파트 등장

순천도 매매보다 비싼 전세 아파트 등장

by 운영자 2015.09.14

아파트 전세가율 82.1% … 전국 ‘최고’
저금리 지속 … 집주인, 전세보다 월세 선호
부동산경기 불투명 … 세입자, 내집마련 회피


순천에도 매매보다 비싼 전세 아파트들이 등장했다.
이에 전세 값이 집값과 비슷해지거나 역전하는 현상인‘깡통전세’우려도 높아진다.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순천 조례동 중흥파크2차 전용면적 59.97㎡ 아파트(3층)가 83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같은 달 거래된 동일 면적 1층 아파트 매매가(6000만 원)보다 2300만 원이나 비쌌다. 다른 층에 비해 가격이 낮게 거래되는 1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는 크다.

또 연향동 동부아파트 전용 면적 76.29㎡도 7월 1억 원(15층)에 전세계약서를 써, 매매가(1 억원·11층)와 전세 가격이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왕지동 두산위브 84.9㎡(19층)의 전세 가격은 2억 원으로 매매가 2억 2100만 원(6층)의 90.5%에 달했다.

서면의 배들마을 주공아파트 51.49㎡(9층)의 전세 가격은 6700만 원이었으나, 면적이 더 큰 51.95㎡(13층)의 매매가격은 6800만 원으로 매매와 전세가격의 차이가 고작 100만 원에 그쳤다.
이같은 시세 역전 현상은 저금리가 지속되며 전세보증금을 재투자해 돈을 불리는 장점이 사라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며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전세 물건이 줄어 전세 가격을 부추기고 있는 것.

반면 월세 부담을 덜기 위해 보증금을 높여서라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증가하는 것도 전세 역전 현상을 거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자 내집 마련을 회피하는 세입자들은 높은 전세가격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실제 8월 기준 순천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82.1%로, 목포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72.9%로 순천은 이보다 9% 포인트나 높았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다는 것을 뜻한다.

2012년 1월 순천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2.3%였으나 3년 7개월 만인 올 8월 82.1%로 10% 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천시와 비슷한 경제 규모의 목포시의 경우, 전세가율이 75.3%에서 82.1%로 6.5%포인트 상승한 것과 견주면 그 상승세는 더욱 또렷해진다.

순천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가을 이사철로 인해 전세 수요가 더 증가해 가격 역전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전세금반환보증’등을 활용해 피해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광양의 8월 아파트 전세가율은 76.7%로 전국 평균(72.9%)을 상회하고 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