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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대 국악인들의 모임 ‘흥타래’

<인터뷰> 20대 국악인들의 모임 ‘흥타래’

by 운영자 2015.03.30

‘얼쑤, 좋구나!’춤과 노래로 흥이 얽히고설키다
판소리·무용·가야금 등 가무악<歌舞樂>전공 6명 모여
낙안읍성·순천만정원서 민요, 창작국악 공연
“국악, 모두가 즐기고 가꾸어야 할 유산”

타래. 동그랗게 감아 뭉쳐놓은 뭉치.

우리의 춤과 음악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뭉쳤다. 촘촘하게 감긴 춤과 음악의 씨줄날줄은 더 크고 굵은 타래를 만들고, 그럴수록 ‘흥’은 더해진다.

20대 젊은 국악인들이 모여 만든 ‘흥타래’. 이들은 각자가 가진 음악적 소양을 바탕으로 뚤뚤 뭉쳐 ‘흥타래’를 만들고, 공연으로 그 타래를 풀어가며 순천 곳곳에 ‘흥’을 돋운다.

2013년 아고라 순천 공연 예술단으로 각자 활동하던 이들은 지난해 8월 낙안읍성 기획공연을 계기로 거문고와 가야금, 해금, 피리, 판소리, 무용 등 우리의 전통 가락과 노래, 춤을 두루 갖춘 ‘가무악(歌舞樂)’ 팀을 꾸렸다. 팀원은 거문고의 허록(28)씨, 해금 김보나(28)씨, 피리 이초롱(26)씨, 무용 배진선(27)씨, 가야금병창 이래경(28)씨, 판소리 서희선(28)씨 등 모두 6명.

흥타래를 이끌고 있는 허록씨는 “함께 소리를 맞추고 공연 준비를 하면서 ‘함께 하면 더 좋은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모아졌고, 팀을 꾸리게 됐다”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서로의 음악을 인정하고 조율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3년부터 낙안민속마을, 순천만정원, 순천만, 조례호수공원 등 순천 곳곳에서 공연하며 우리 소리와 춤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또 지난해 7월 세계위안부의 날을 기리기 위해 미국 글렌데일시의 초청을 받아 김명진(전 멤버)·김보나·배진선씨 3명이 순천시 대표로 참가하며 우리 소리를 세계 무대에서 펼치기도 했다.

현재 ‘흥타래’는 낙안민속마을 기획공연팀으로 활동하며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낙안읍성에서 국악 공연으로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을 한데 모이게 한 것은 국악에 대한 애정과 열정.

“지난해 겨울, 정말 추운 날씨에도 저희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시던 관객 4분이 계셨어요. ‘추운데 무슨 공연을 봐’ 하고 돌아서실 수도 있는데, 끝까지 저희와 함께 해주시더라고요. 관객 4명이 내는 함성과 박수가 그렇게 크고 힘이 되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요.”

이초롱씨는 “그 소통과 희열이 추위와 피로마저 이겨낼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흥타래’는 앞으로 할 일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우선은 낙안민속마을에서의 공연을 내실 있게 준비할 계획이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의 터전을 살리고 생활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낙안민속마을과 ‘흥타래’가 선보이는 우리 전통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면 그 가치가 배가될 것이라 믿는다.

또 순천뿐만 아닌 다른 지역의 다양한 문화행사에도 참여해 국악을 알리는 일에 한걸음씩 내딛을 예정이다.

“종이에 물감이 스미듯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국악과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국악이 소수의 향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저희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좋은 공연을 기획하고, 또 선보이는 일에 능력을 쏟을 겁니다.”

춤과 음악의 씨줄날줄이 탄탄하게 짜여, 흥으로 똘똘 뭉쳐진 ‘흥타래’. 이들의 타래는 앞으로 ‘술술’ 풀리며, 순천과 전국 곳곳에 우리 전통음악의 가치를 퍼뜨릴 것이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