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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기획> ‘108세’ 순천지역 최고령자, 유귀례 할머니

<어버이날 기획> ‘108세’ 순천지역 최고령자, 유귀례 할머니

by 운영자 2015.05.08

“긍정적인 마음, 돌봐주는 자식 덕분이지”일흔살 딸 박봉례 씨, 40년 가까이 어머니 모셔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오늘(8일)은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어버이날. 이날만큼은 청개구리, 말썽꾸러기 아이들도 붉은 카네이션 한 송이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부모님을 향한 사랑을 전한다.

그런 마음이 꾸준히 실천된 덕분일까. 100세를 훌쩍 넘긴 유귀례(108·사진) 할머니는 이번 어버이날도 정정한 모습으로 자식들과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순천지역 최고령자인 유 할머니는 현재 7남매 중 둘째 딸인 박봉례(70·사진)씨와 함께 살고 있다.

벌써 40년 가까이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봉례 씨는 자신도 허리 통증, 혈압 등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여전히 어머니를 극진하게 봉양하고 있다.

“힘들 때도 있었죠.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에는 특히 그랬어요. 지금은 노령 연금도 있고, 다른 형제들도 도움을 주고 있어요. 또, 의료보험공단에서 종종 요양 보호사도 지원해주고 있으니 다행이죠.”

108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운 외모의 유 할머니는 청력은 나쁜 편이지만 각각의 질문에 대해 꼬박꼬박 답하실 정도로 정정한 모습을 자랑하셨다.

오랜 시간 곁에서 돌봐준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데리고 살아주니 고맙지. 아플 때는 병원도 데려가주고, 그냥 다 고맙지”라고 말하는 유 할머니.

장수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딸인 봉례 씨가 대신 답한다.

“엄마가 매사 긍정적인 성격이에요. 어린 시절에도 화 한번 내신 적이 없었어요. 스트레스도 잘 안 받으셨던 것 같아요. 거기다 늘 베푸셨던 엄마를 닮아 7남매 모두 주는 걸 좋아하다 보니 다툴 일이 없죠. 마음이 편안하시니까 지금까지 건강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여기에 삼시세끼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식사도 비결 중 하나라고.

이는 유 할머니 입맛에 맞는 반찬을 직접 만들어오고, 말동무를 해드리는 셋째 딸 박봉례(66·사진) 씨의 공이 크다.

셋째 딸 봉례씨는 “가난한 남자와 만나 어려웠던 시절, 며느리도 모르게 쌀을 갖다 주고, 먹고 살라고 만화가게도 차려줬던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며 “감사함을 갚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자매인 두 사람의 이름은 같다. 이유는 ‘이장 할아버지의 건망증 때문’.

“옛날에는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이장이 대신 출생신고를 하는데, 우리 마을의 이장님은 연세가 많으셔서인지 둘째 이름 ‘박봉금’을 ‘박봉례’로 등록한 거예요. 셋째는 원래 이름을 ‘봉례’로 지었으니 그렇게 등록했고요.”

그렇게 주민등록상 이름이 같게 된 두 사람은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 또한 꼭 닮아 있다.

“효도라는 게 꼭 많은 돈을 들여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취향에 맞는 옷을 선물해드리는 것, 좋아하시는 음식을 드시게 하는 것 등 소박한 것들이죠. 저희는 살아 계시는 동안 엄마가 바라시는 것들 하나하나 해드리면서 살고 싶어요.”

오늘 두 사람은 유 할머니가 좋아하는 아랫장 ‘새알죽’을 사다드릴 계획이다.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