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날> 장애인부부 이두재·김정애씨
<부부의날> 장애인부부 이두재·김정애씨
by 운영자 2015.05.21
“아내는 남편의 귀가 되고 입이 되어 남편은 아내의 든든한 다리가 되어”
아내는 열네 살에 갑자기 걷지 못하게 됐다. 전처럼 걷기 위해 온 가족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끝내 두 발로 걸을 수는 없었다.
남편은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다. 겨우겨우 다른 사람의 입모양을 보고 이따금씩 알아듣는 것에 대꾸를 하지만 말이 어눌해 ‘대화’는 어렵다. 종이에 써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해도 완전히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체장애 2급의 아내 김정애(47)씨와 청각장애 2급 이두재(52)씨 부부다.
5월 21일 오늘은 ‘부부의날’. 가정의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위해 자신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워 어디든 달리고 싶은 남편 이두재씨와 어눌한 남편의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아내 김정애씨는 올해로 18년째‘둘이 하나가 돼’살고 있다.
결혼 1년 뒤에는 딸이 태어났고, 지금은 세 사람의 ‘완전체’가 됐다.
“모르겠어요.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런데 인상이 참 좋았어요.”
남편은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다. 겨우겨우 다른 사람의 입모양을 보고 이따금씩 알아듣는 것에 대꾸를 하지만 말이 어눌해 ‘대화’는 어렵다. 종이에 써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해도 완전히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체장애 2급의 아내 김정애(47)씨와 청각장애 2급 이두재(52)씨 부부다.
5월 21일 오늘은 ‘부부의날’. 가정의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위해 자신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워 어디든 달리고 싶은 남편 이두재씨와 어눌한 남편의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아내 김정애씨는 올해로 18년째‘둘이 하나가 돼’살고 있다.
결혼 1년 뒤에는 딸이 태어났고, 지금은 세 사람의 ‘완전체’가 됐다.
“모르겠어요.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런데 인상이 참 좋았어요.”
아내 김씨는 1997년 처음 본 선 자리에서 인상 좋은 남편 이씨를 만나 한달 만에 결혼했다. 몇 번이고 남편 이씨에게 “정애, 어디가 마음에 들었냐” 묻고, 종이에 ‘나, 어디가 좋았어’라고 적어 설명하기를 수차례. 그 끝에 얻어낸 답은 “다 좋아.”김씨는 ‘피식’ 웃으며 “남편이 완전히 알아듣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딴전을 피운다.
“남편은 오토바이에 저를 태우고 같이 다니고 싶어해요. 신혼 초에 한번 남편이 오토바이에 저를 태웠는데 신발이며 다리가 땅에 쓸려 못 타겠더라고요. 그 뒤로 다시는 안 탔는데, 미안하죠.”
김씨는 “바깥 나들이를 좋아하는 남편인데, 함께 못해 늘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씨는 아내 김씨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씽씽’ 오토바이를 타고.
이씨의 어눌한 말을 세상에서 가장 잘 알아듣는 사람은 아내 김씨다.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이해를 못해 엉뚱한 말을 하고, 발음이 부정확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콩떡같이 대답하고 옆 사람에게 통역도 해준다. 김씨의 목소리는 작다.
대신 남편이 잘 알아듣도록 눈을 보고 입모양에 신경을 쓴다.
남편은 다리 불편한 아내의 다리가 돼준다. 일주일에 2번씩 장애인도우미가 다녀가지만 나머지 5일 동안 집안일 도우미는 이씨다.
베란다에 빨래를 널고,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것에서부터 높이 달린 전등 스위치를 끄고 켜는 사소한 일까지 모두 이씨가 불평 한마디 없이 기꺼이 하는 일들이다. 엄마 등을 찾는 어린 딸을 달래서 업는 일도 이씨가 도맡았었다.
장롱이며 싱크대 등 가구를 만드는 곳에서 사포질이나 가구 배달 일을 일하는 이씨의 수입이 전부. 부부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
딸은 부부가 인생을 더 열심히 살게 만드는 ‘보물’이다. 하나뿐인 딸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이 가장 큰 행복. 하지만 아픈 엄마아빠를 위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딸에게 빠듯한 형편 때문에 변변한 학원 하나 보내지 못한 것이 늘 명치께를 아프게 한다.
“서로 ‘나 같은 사람 만나서 불쌍하다’ ‘고생한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 마음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게 하는 것 같아요.”
김씨는 상대를 가엽게 여기는 마음을 18년 결혼생활의 비결로 꼽는다.
부부의 공통된 소망은 소박하다.
부부는 나란히 팔을 포개고 앉아 밝게 웃으며 “가족 모두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한 것. 그것 하나가 소원”이라고 말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남편은 오토바이에 저를 태우고 같이 다니고 싶어해요. 신혼 초에 한번 남편이 오토바이에 저를 태웠는데 신발이며 다리가 땅에 쓸려 못 타겠더라고요. 그 뒤로 다시는 안 탔는데, 미안하죠.”
김씨는 “바깥 나들이를 좋아하는 남편인데, 함께 못해 늘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씨는 아내 김씨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씽씽’ 오토바이를 타고.
이씨의 어눌한 말을 세상에서 가장 잘 알아듣는 사람은 아내 김씨다.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이해를 못해 엉뚱한 말을 하고, 발음이 부정확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콩떡같이 대답하고 옆 사람에게 통역도 해준다. 김씨의 목소리는 작다.
대신 남편이 잘 알아듣도록 눈을 보고 입모양에 신경을 쓴다.
남편은 다리 불편한 아내의 다리가 돼준다. 일주일에 2번씩 장애인도우미가 다녀가지만 나머지 5일 동안 집안일 도우미는 이씨다.
베란다에 빨래를 널고,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것에서부터 높이 달린 전등 스위치를 끄고 켜는 사소한 일까지 모두 이씨가 불평 한마디 없이 기꺼이 하는 일들이다. 엄마 등을 찾는 어린 딸을 달래서 업는 일도 이씨가 도맡았었다.
장롱이며 싱크대 등 가구를 만드는 곳에서 사포질이나 가구 배달 일을 일하는 이씨의 수입이 전부. 부부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
딸은 부부가 인생을 더 열심히 살게 만드는 ‘보물’이다. 하나뿐인 딸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이 가장 큰 행복. 하지만 아픈 엄마아빠를 위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딸에게 빠듯한 형편 때문에 변변한 학원 하나 보내지 못한 것이 늘 명치께를 아프게 한다.
“서로 ‘나 같은 사람 만나서 불쌍하다’ ‘고생한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 마음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게 하는 것 같아요.”
김씨는 상대를 가엽게 여기는 마음을 18년 결혼생활의 비결로 꼽는다.
부부의 공통된 소망은 소박하다.
부부는 나란히 팔을 포개고 앉아 밝게 웃으며 “가족 모두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한 것. 그것 하나가 소원”이라고 말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