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위탁의날 특집> 길 잃은 아이들 위탁 양육하는 이동하·최수경씨 가족
<가정위탁의날 특집> 길 잃은 아이들 위탁 양육하는 이동하·최수경씨 가족
by 운영자 2015.05.22
“복작대는 아이들 소리, 우리집‘분위기’가 됐어요”“얘들아, 우리집 ‘식구’가 된 걸 환영해”
17년 전 위탁 양육 시작 … 가족 모두 ‘찬성’
책 읽어주는 아빠, 목욕 돕는 아이들 ‘행복’
“지석(가명·3)이는 제 ‘껌딱지’예요. 아직 어려서인지 한시도 안 떨어지려고 해요. 엄마 정이 많이 그리웠나 봐요.
지석이 형 민석(가명·8)이는 올해 1학년이 됐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아 걱정도 되고 한편 마음이 아파요. ‘한창 밝아야 할 아이를 저렇게 의기소침하게 만든 게 뭘까’생각하면 짠하죠.”
위탁엄마 최수경(43)씨는 요새 대화의 주제가 온통 민석·지석 형제다.
오늘 5월 22일은 12주년을 맞은 가정위탁의날.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해 친가정과 위탁가정 ‘2가정’이 내 아이와 위탁아이 ‘2아이’를 행복한 가정에서 함께 잘 키우자는 의미로 매년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이동하·최수경씨 가족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
입양 대신 일정 기간 어린이를 맡아 키우는 ‘가정 위탁’이다.
가정 위탁은 친부모의 학대·방임, 경제적 이유 등 여러 이유로 친가정에서 양육될 수 없을 때 일정 기간 아동을 돌봐줄 가정을 제공하는 제도다.
가족은 지금 민석·지석 형제를 맡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요. 저뿐만 아니라 남편과 두 아이 모두요.”
이동하·최수경씨 가족이 가정위탁을 시작한 지는 17여 년. 그동안 세 명의 아이가 다녀갔다.
마음을 다친 아이들을 새 식구로 맞는 데는 처음부터 남편과 두 자녀 모두가 찬성이었다. 그리고 과장하지 않고, 원래의 ‘식구’처럼 살자고 다짐했다.
“그게 우리 가족의 분위가 됐어요. 아이들과 복닥복닥 지내는 일들이요.”
주변에서는 아이 다 키우고 이제야 홀가분하게 내 생활을 즐길 수 있는데, 왜 아이를 맡아 키우느냐 의아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 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는 일이 이제는 평범한 일상이 됐다.
지난해 11월 이들의 새식구가 된 민석·지석 형제. 엄마아빠 안아달라고 하면 쭈뼛거리며 어색하게 다가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온몸으로 포옹을 받아들이고, 스스럼없이 뽀뽀도 한다.
혼내기도 하고 함께 목욕도 하고 등산도 함께 다니며 살 부비며 안고 사는 동안 ‘정’이 든 덕이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더라고요. 우리가 낳은 아이들인 은기랑 은옥이 키울 때는 안 읽어줬거든요. 그 모습이 샘이 나기도 했지만 좋았어요. 고등학생인 은옥이도 밖에 나갈 때면 지석이를 업어줘요. 은기도 아이들 목욕을 도맡고요.”
가족은 민석·지석 형제와 함께 살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만, 여전히 주위의 시선은 불편하다.
민석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주변 몇 명에게만 가정위탁 아이라는 것을 알린 것도 그 때문이다.
친구들이나 주변에 친엄마아빠가 아니라는 것이 알려져 혹시나 놀림이나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민석·지석 형제는 얼마 전에 아빠네 집에 다녀왔다.
이동하·최수경씨 가족은 민석이 아빠에게 등산 다녀온 일, 새옷 입은 모습 등 아이들의 일상을 밴드를 통해 공유한다.
아이들도 떨어져있는 동안 가족을 잊지 않고, 부모도 아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보며 ‘끈’을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너희들을 잘 키울 형편이 되면 아빠에게 가서 더 행복하게 살 거라고 자주 말해줘요. 그래야 아이들이 저희 가족과의 이별을 조금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은 때가 되면 이들 가족의 곁을 떠나 원래의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연한 일이고 더 축하해줘야 할 일이지만 ‘이별’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서운하지만 위탁부모는 친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는 것이지 남의 집 귀한 자식을 빼앗는 게 아니다”는 수경씨는 “아이들이 친부모의 품에서 행복한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17년 전 위탁 양육 시작 … 가족 모두 ‘찬성’
책 읽어주는 아빠, 목욕 돕는 아이들 ‘행복’
“지석(가명·3)이는 제 ‘껌딱지’예요. 아직 어려서인지 한시도 안 떨어지려고 해요. 엄마 정이 많이 그리웠나 봐요.
지석이 형 민석(가명·8)이는 올해 1학년이 됐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아 걱정도 되고 한편 마음이 아파요. ‘한창 밝아야 할 아이를 저렇게 의기소침하게 만든 게 뭘까’생각하면 짠하죠.”
위탁엄마 최수경(43)씨는 요새 대화의 주제가 온통 민석·지석 형제다.
오늘 5월 22일은 12주년을 맞은 가정위탁의날.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해 친가정과 위탁가정 ‘2가정’이 내 아이와 위탁아이 ‘2아이’를 행복한 가정에서 함께 잘 키우자는 의미로 매년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이동하·최수경씨 가족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
입양 대신 일정 기간 어린이를 맡아 키우는 ‘가정 위탁’이다.
가정 위탁은 친부모의 학대·방임, 경제적 이유 등 여러 이유로 친가정에서 양육될 수 없을 때 일정 기간 아동을 돌봐줄 가정을 제공하는 제도다.
가족은 지금 민석·지석 형제를 맡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요. 저뿐만 아니라 남편과 두 아이 모두요.”
이동하·최수경씨 가족이 가정위탁을 시작한 지는 17여 년. 그동안 세 명의 아이가 다녀갔다.
마음을 다친 아이들을 새 식구로 맞는 데는 처음부터 남편과 두 자녀 모두가 찬성이었다. 그리고 과장하지 않고, 원래의 ‘식구’처럼 살자고 다짐했다.
“그게 우리 가족의 분위가 됐어요. 아이들과 복닥복닥 지내는 일들이요.”
주변에서는 아이 다 키우고 이제야 홀가분하게 내 생활을 즐길 수 있는데, 왜 아이를 맡아 키우느냐 의아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 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는 일이 이제는 평범한 일상이 됐다.
지난해 11월 이들의 새식구가 된 민석·지석 형제. 엄마아빠 안아달라고 하면 쭈뼛거리며 어색하게 다가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온몸으로 포옹을 받아들이고, 스스럼없이 뽀뽀도 한다.
혼내기도 하고 함께 목욕도 하고 등산도 함께 다니며 살 부비며 안고 사는 동안 ‘정’이 든 덕이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더라고요. 우리가 낳은 아이들인 은기랑 은옥이 키울 때는 안 읽어줬거든요. 그 모습이 샘이 나기도 했지만 좋았어요. 고등학생인 은옥이도 밖에 나갈 때면 지석이를 업어줘요. 은기도 아이들 목욕을 도맡고요.”
가족은 민석·지석 형제와 함께 살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만, 여전히 주위의 시선은 불편하다.
민석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주변 몇 명에게만 가정위탁 아이라는 것을 알린 것도 그 때문이다.
친구들이나 주변에 친엄마아빠가 아니라는 것이 알려져 혹시나 놀림이나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민석·지석 형제는 얼마 전에 아빠네 집에 다녀왔다.
이동하·최수경씨 가족은 민석이 아빠에게 등산 다녀온 일, 새옷 입은 모습 등 아이들의 일상을 밴드를 통해 공유한다.
아이들도 떨어져있는 동안 가족을 잊지 않고, 부모도 아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보며 ‘끈’을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너희들을 잘 키울 형편이 되면 아빠에게 가서 더 행복하게 살 거라고 자주 말해줘요. 그래야 아이들이 저희 가족과의 이별을 조금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은 때가 되면 이들 가족의 곁을 떠나 원래의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연한 일이고 더 축하해줘야 할 일이지만 ‘이별’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서운하지만 위탁부모는 친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는 것이지 남의 집 귀한 자식을 빼앗는 게 아니다”는 수경씨는 “아이들이 친부모의 품에서 행복한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