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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든한 살, 당구 재미에 빠진 안종칠씨

[인.터.뷰] 여든한 살, 당구 재미에 빠진 안종칠씨

by 운영자 2015.07.14

“내 취미요? 술 대신 당구죠!”
2007년 당구 배우기 시작
술 끊고 당구 … 건강 지켜
200점 … 더디지만“즐거워”
오전 9시. 안종칠(81)씨는 집에서 걸어서 20여 분 거리의 순천남부종합복지관 당구장으로 출근한다.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거르는 법이 없다. 점심을 당구 동료들과 함께 먹고 오후 2~3시 무렵까지 그는 당구를 친다.

“예전에는 시간이 나면 술 친구들 몇몇이서 술을 마셨어요. 술을 아주 좋아했어요. 그게 취미였죠. 지금은 당구가 제 생활의 큰 부분이 됐어요.”

5년여 전 통풍 때문에 술을 끊은 안씨는 술 대신 당구를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안씨가 당구를 시작한 것은 2007년.

철도기관사로 퇴직 후 탁구와 요가 등 운동을 거치다 비로소 자신에게 ‘딱’ 맞는 운동인 당구를 찾았다.

“요령이 없어서겠지만, 탁구와 요가는 허리며 다리에 무리가 가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당구예요. 그런데 시작하고 보니 이게 참 재미가 있어요.”

안씨는 당구의 쾌감을 ‘딱’하고 공이 맞는 순간으로 꼽는다. 도무지 각이 안 나와 맞추기 어려운 공을 맞췄을 때, 그 순간이 가장 짜릿하다고.

그의 당구 실력은 200점.

“당구가 어려워요. 초반에는 점수가 좀 오르는 것 같더니, 어느 수준에 오르니 실력이 더 늘지 않아요. 그런데 그거 별로 개의치 않아요.”

“젊은 사람들에 비해 실력은 쑥쑥 오르지 않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다”는 그는 “즐겁게 즐기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웃는다.

안씨는 당구를 계산 능력, 집중력,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는 ‘두뇌 스포츠’라고 말한다.

공의 위치에 따라 맞을 수 있는 각도를 계산하고, 외부의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공에 온 신경을 다 써야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 뿐만 아니라 당구대 주위 둘레가 약 10미터정도로 1시간 정도 게임을 하면 2킬로미터를 걷는 셈이 돼 꽤 많은 운동이 된다.

“공이 잘 맞는 날도 있고, 잘 안 맞는 날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면 안 되지요. ‘내일은 더 잘 쳐야지’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려야 해요.”

“공 하나에 울고 웃기보다는 ‘약간’의 스트레스를 즐겨야 한다”는 안씨는 “당구를 치지 않았으면 하루하루가 참 재미없었을 것 같다”고 덧붙인다.

안씨는 오는 21일 남부종합복지관 안에서 열리는 제2회 어르신당구대회에 ‘또’ 출전한다.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는 입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도 입상이 목표는 아니다.

“당구 치는 것으로 만족해요. 입상이요? 하면 더 좋고. 못해도 즐거우니 그걸로 또 좋고!”

공자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안종칠씨에게 당구는 그 자체로 즐거움이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