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광양외국인노동자센터’ 양현성 목사

‘광양외국인노동자센터’ 양현성 목사

by 운영자 2015.07.17

“다문화 시대 … 차이 인정·다름 존중해야”광양지역 외국인 노동자 ‘800여 명’ 추산
임금체불·문화차이·부당해고 등에 ‘눈물’
3년 전 센터 개소 … 권익상담·쉼터 제공

“가족의 생계 위해 머나먼 타국까지 온 대단한 아이들.”
광양외국인노동자센터(센터장 양현성) 양현성 목사(56·사진)가 말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생각이다.외국 국적을 가지고 한국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이들을 우리는 흔히 ‘외국인 노동자’라 부른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현황(2015년 1월 1일 기준)’에 따르면, 광양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648명.

그러나 정부 공식 집계에서 제외된 불법체류자(체류경과자)까지 포함할 경우 그 수는 800여 명에 이른다고 양 목사는 말한다.

양 목사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광양외국인노동자센터를 통해 광양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고충 해결에 힘쓰고 있다.

“여기 오는 아이들 모두 내 자식 같고 안쓰러워요.”

양 목사는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정부의 지원과 도움이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특히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때문에 자비를 들여 이들을 위한 센터를 마련했고, 오갈 데 없는 외국인들에게는 숙식을, 한국어가 서툰 이들에게는 한글교육을, 임금체불·부당해고·퇴직금 미지급 등 노동 및 인권문제에 직면한 이들에게는 상담을 제공해왔다.

이를 위해 다문화·외국인 노동자 관련 공부를 목회공부와 병행했다.

“선교나 사회복지에 비해 인권상담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니까요. 위법행위를 찾아내 합의와 조정을 이끌어내려면 관련 법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힘들죠.”

그렇게 광양지역 외국인들과 함께 한 시간이 어느덧 3년 반. 이곳을 거쳐 간 외국인 수만 300명에 이른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죠. 물론 그 중에는 악덕 고용주가 원인이었던 적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들도 많았어요.”

대화 중간, 때마침 걸려온 전화 한 통은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가 됐다.

완도의 한 어업장에서 온 이 전화는 스리랑카에서 온 외국인이 배 멀미가 너무 심해 일을 시킬 수 없는 처지에 놓여 고용주가 그에 대한 보호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양 목사도 노동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근로자를 고용주가 무작정 데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다만, 빈털터리 신세에서 거리로 내몰린 이들은 당장 생존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에는 우리 사회의 각종 범죄의 원인이 될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

“우리 센터가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예요. 그들도 사람답게 살아갈, 그렇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어요. 그게 안 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거예요. 저는 그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아주고, 상처와 불신으로 얼룩진 마음을 보듬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전무한 상황.

“작년까지는 매주 토요일마다 한국어교육을 진행했어요. 하지만 식비, 교통비 등의 부담으로 올해부터는 월 1~2회로 모임을 줄였죠.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끝으로 양 목사는 “우리 사회가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소수의 외국인이 아닌 고용주 등 다수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