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효천고 한승혁 투수, ‘부산갈매기’ 접수
순천효천고 한승혁 투수, ‘부산갈매기’ 접수
by 운영자 2015.09.11
한 선수 “오랫동안 활동하는 선수 되고파”
짧은 야구 인생, 우여곡절 끝에 프로무대 진출
신체조건 뛰어난 ‘장신의 좌완’ … 직구 강점
“설레요. 열심히 준비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고요.”
프로 입성을 앞둔, 순천효천고 투수 한승혁(19)은 특유의 밝은 얼굴로 이와 같은 소감을 전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새 얼굴을 뽑는 ‘2016 KBO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롯데(1라운드 전체 4순위)의 부름을 받은 한승혁은 이를 계기로 ‘롯데 자이언츠 2차 1라운드 지명 투수’라는 새 옷을 입게 됐다.
“한 3~4라운드쯤 불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불려서 놀랐어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죠.”
신장 189cm, 체중 83kg으로 뛰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한승혁은 보기 드문 ‘장신의 좌완’. 왼손으로 최고구속 142km를 던지는 그는 자신의 강점을 “큰 키를 이용한 높은 각도에서 내리꽂는 직구”로 꼽았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효천고 야구부 황덕찬(33) 코치는 여기에 더해 ‘성실함이 바탕이 된 남다른 노력’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한승혁이 순천남산초 3학년이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산초 야구부 감독이었던 황 코치는 계주에서 1등을 한 그의 가능성을 보고, 입단을 권했다.
감독의 적극적인 권유와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한승혁은 순조롭게 야구를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야구를 위해 포항제철중으로 진학했으나 타향살이가 버거웠고 결국 1학년 2학기 무렵 순천으로 돌아오게 된다. 일반중학교를 다니며 야구를 잠시 중단했던 그는 중3이 되자 야구에 대한 갈증과 함께 장래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그때 코치님을 찾아갔어요. 코치님은 당신이 계신 효천고 야구부 특기자 전형에 지원해 볼 것을 권하셨고 운동도 도와주셨죠.”
그렇게 고교 입학 전부터 그는 효천고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중단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많은 무리가 따랐다.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으니 대단한 거죠. 승혁이는 큰 키에서 던지는 직구로 타자에게는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겁니다. 프로에서도 1~2년 안에 인정받으리라 생각해요.”
황 코치는 한승혁의 가능성을 믿는다.
이처럼 곁에서 믿고 격려해준 이들이 있어, 힘든 순간들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한승혁은 말한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 그리고 서창기 감독님, 코치님들께 감사해요. 함께 운동하며 의지가 돼 주는 경쟁자이자 친구인 준우한테도 늘 고맙고요.”
한승혁은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그는 지금보다 체중을 늘리고 제구도 보완해 1군에서 빨리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다.
“사람들에게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투수로 각인이 됐으면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활동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순천광양교차로 /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