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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국악 삼남매’ 소리 사랑 나라 사랑

광양 ‘국악 삼남매’ 소리 사랑 나라 사랑

by 운영자 2015.09.21

“광복 70주년, 우리 소리로 ‘우리 땅 독도’ 알릴래요”

이연화·명학·영채 ‘국악 삼남매’
10월 중 독도서 판소리 공연
통일 염원+독도 주권 천명
“소리 배우며 애국심 높아져”
광양의 ‘국악 삼남매’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에서 판소리 공연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주인공은 이연화·명학·영채 삼남매. 이들은 오는 10월 ‘대한민국 땅’ 독도에서 판소리와 북을 치는 고수로 한 무대에 선다.

삼남매는 지난 9월 독도에서의 판소리 공연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독도는 쉽게 그 품을 내주지 않았다.

파도가 높아 배를 띄울 수 없었던 탓에 그간 준비해온 독도에서의 공연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독도에서의 공연을 바라고 또 준비하고 있다.

삼남매 가운데 맏이인 이연화(26)씨는 “올해는 광복 70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인 만큼 광복의 기쁨을 나누고 통일을 염원하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판소리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국악이 우리 전통의 문화예술적인 의미를 넘어 사회적 역할로서의 가치까지 염두한 것.

“국악을 하며 나라에 대한 생각과 마음이 더 커졌다”는 이씨는 2013년 문화사절단으로 폴란드를 방문하며, 국악으로 대한민국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이씨는 폴란드인들이 북한과 일본은 알아도 대한민국은 잘 모른다는 것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를 잘 모른다는 폴란드 사람들에게 판소리 ‘사랑가’를 가르쳤더니, 정말 재밌어 하고 꽤 잘 하는 거예요. 3개월의 수업 동안 단 한명도 결석한 적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판소리를 즐기는 폴란드인들을 보며 이씨는 영어를 직접 배워 우리 소리를 쉽게 설명하면 외국인들이 더 쉽고 빠르게 우리 소리를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씨가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복수 전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열심히 판소리를 공부하고,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판소리 완창을 해낸 것도 이 사명감에서 비롯됐다.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 첫 판소리 흥보가 완창을 시작으로 지난 8월 수궁가로 두 번째 완창 무대를 선보였다.

“완창 무대는 3시간이 넘는 시간을 고수와 단 둘이 관객을 울리고 웃겨야 해요. 엄청난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고 완성되는 무대인 셈이죠.”

초등학교 5학년 취미로 판소리를 배운 것이 전부였던 이씨는 일반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판소리 명창의 삶을 택했다.

“일반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그동안 판소리를 잊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씨는 그 길로 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 입학 시험을 보고, 본격적으로 판소리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은 이미 소리를 배운 지 10여 년이 넘는 경우가 예사였고,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하며 실력을 검증받고 있었다. 친구들의 소리 실력은 이씨에게 자극이 됐다.

그 격차를 따라 잡기 위해서는 연습만이 왕도였고, 이씨는 하루 12시간을 꼬박 소리 연습에 쏟았다. 그래도 판소리는 힘들지 않고 마냥 좋았다.

이씨의 이같은 모습에 동생 명학씨(수원대 국악과·퓨전국악 전공)와 영채씨(수원대 국악과·타악 전공)도 국악인의 꿈을 키웠고, 삼남매는 ‘국악’으로 더 단단해졌다.

‘국악 삼남매’의 목표는 하나다. 광양을 우리 소리의 본고장으로 만들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일. 국악 삼남매가 함께 꾸는 ‘꿈’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