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순천 ‘매련양갱’ 재현하는 한정숙씨
<인터뷰> 순천 ‘매련양갱’ 재현하는 한정숙씨
by 운영자 2015.12.04
“순천 역사·명품 찾는 일이니 보람될 수밖에요”
딸기+한천 끓이고 졸이고 굳히고
전통조리법 알 길 없어 … 연구 중
조리법 완성 후 노인일자리 창출 계획
딸기+한천 끓이고 졸이고 굳히고
전통조리법 알 길 없어 … 연구 중
조리법 완성 후 노인일자리 창출 계획
한정숙(68)씨가 이름도 생소한‘매련양갱’을 만들게 된것은 작은 단지 하나가 발견되면서부터였다.‘順天 名物 ?煉羊羹 福屋製菓所(순천 명물 매련양갱 복옥제과소)’
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힌 작은 단지.
이 단지는 돌고 돌아 순천의 문화재생연구가 김정진씨의 손에 들어왔다.
김씨는 이 단지를 들고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단지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냈다.
1920~30년대 순천 매곡동 순천의료원 앞에 ‘복옥제과소’라는 공장이 있었고, 이곳에서는 딸기로 양갱을 만들었다.
매련양갱은 한자로 딸기 ‘매’와 구울 ‘련’을 합친 말로, 딸기를 넣어 만든 양갱이라는 뜻. 양갱을 담은 도자기 단지는 인제동에서 제작됐다.
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힌 작은 단지.
이 단지는 돌고 돌아 순천의 문화재생연구가 김정진씨의 손에 들어왔다.
김씨는 이 단지를 들고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단지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냈다.
1920~30년대 순천 매곡동 순천의료원 앞에 ‘복옥제과소’라는 공장이 있었고, 이곳에서는 딸기로 양갱을 만들었다.
매련양갱은 한자로 딸기 ‘매’와 구울 ‘련’을 합친 말로, 딸기를 넣어 만든 양갱이라는 뜻. 양갱을 담은 도자기 단지는 인제동에서 제작됐다.
순천의 매련양갱은 당시 순천의 명물로 소개돼 전국 각지에 팔렸고, 양갱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일본으로까지 수출됐다.이후 의료원 앞으로 큰 길이 나면서 공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역사도 추억도 함께 지워졌다.
김씨는 옛 매련양갱의 역사를 재현할 적임자를 찾던 차, 방아잎 떡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수십 년 간 떡과 양갱을 비롯한 이바지 음식을 만들어온 한정숙씨를 떠올렸다.
“지금 제가 떡이며 양갱이며 이바지음식을 만들고 있고, 또 순천 원도심의 역사를 살리고 대표할 만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이 보람있겠다 싶어 한번 해보겠다 했지요.”
그 옛날 순천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나선 한정숙씨.
하지만 지난 여름에서야 처음 듣고 알게 된 매련양갱을 재현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해 내려오는 조리법도 없었고, 관련 사진 한 장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 맛이며 모양을 기억하는 이도 없었다.
처음 한씨는 기존의 양갱을 생각하고, 딸기로 잼을 만들어 한천, 설탕, 소금 등을 넣어 끓이고 졸이고 굳혀 모양을 낸 ‘탄탄한’매련양갱을 만들었다.
모양은 그럴듯했지만 팥양갱 등과 달리 식감이 딱딱해 좋지 않았다. 단 맛을 조절하는 일도 힘들었다. 버리고 다시 만드는 일은 수도 없이 이어졌다.
몇 십, 몇 백번의 시도 끝에 한씨는 젤리나 푸딩 형태의 양갱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베어 먹는 것이 아닌 숟가락 등으로 떠먹으며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린 것. 딸기 고유의 향을 내며 맛을 살리는 일도 계속 연구 중이다.
대량화를 대비해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재료의 비율을 적량화하기 위해서다.
한씨는 지난 7월 순천시도시재생지원주민기구와 제조·판매 협약을 체결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도시재생지원주민기구에 기부키로 했다. 이후 매련양갱 조리법이 완성되면 한씨는 이 일을 원도심의 어른들과 함께 하며 노인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매련양갱을 재현하는 것은 우리 동네를 살리고, 순천의 다른 사람 도울 수 있는 일이 되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새롭게 공부도 하고, 순천의 특산품을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고요.”
“매련양갱 만들기는 원도심의 역사, 순천의 역사를 되살리는 일”이라는 한씨는 불 앞을 지키며 양갱 냄비 속을 한동안 휘젓는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김씨는 옛 매련양갱의 역사를 재현할 적임자를 찾던 차, 방아잎 떡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수십 년 간 떡과 양갱을 비롯한 이바지 음식을 만들어온 한정숙씨를 떠올렸다.
“지금 제가 떡이며 양갱이며 이바지음식을 만들고 있고, 또 순천 원도심의 역사를 살리고 대표할 만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이 보람있겠다 싶어 한번 해보겠다 했지요.”
그 옛날 순천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나선 한정숙씨.
하지만 지난 여름에서야 처음 듣고 알게 된 매련양갱을 재현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해 내려오는 조리법도 없었고, 관련 사진 한 장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 맛이며 모양을 기억하는 이도 없었다.
처음 한씨는 기존의 양갱을 생각하고, 딸기로 잼을 만들어 한천, 설탕, 소금 등을 넣어 끓이고 졸이고 굳혀 모양을 낸 ‘탄탄한’매련양갱을 만들었다.
모양은 그럴듯했지만 팥양갱 등과 달리 식감이 딱딱해 좋지 않았다. 단 맛을 조절하는 일도 힘들었다. 버리고 다시 만드는 일은 수도 없이 이어졌다.
몇 십, 몇 백번의 시도 끝에 한씨는 젤리나 푸딩 형태의 양갱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베어 먹는 것이 아닌 숟가락 등으로 떠먹으며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린 것. 딸기 고유의 향을 내며 맛을 살리는 일도 계속 연구 중이다.
대량화를 대비해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재료의 비율을 적량화하기 위해서다.
한씨는 지난 7월 순천시도시재생지원주민기구와 제조·판매 협약을 체결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도시재생지원주민기구에 기부키로 했다. 이후 매련양갱 조리법이 완성되면 한씨는 이 일을 원도심의 어른들과 함께 하며 노인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매련양갱을 재현하는 것은 우리 동네를 살리고, 순천의 다른 사람 도울 수 있는 일이 되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새롭게 공부도 하고, 순천의 특산품을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고요.”
“매련양갱 만들기는 원도심의 역사, 순천의 역사를 되살리는 일”이라는 한씨는 불 앞을 지키며 양갱 냄비 속을 한동안 휘젓는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