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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호 前 순천대 교수] “문화로 얻은 행복, 지역민과 함께 나누고파”

[최주호 前 순천대 교수] “문화로 얻은 행복, 지역민과 함께 나누고파”

by 운영자 2015.12.29


공연장+갤러리 ‘순천 호아트센터’ 무료 대관
문화 기부·장학금 기탁 등 나눔 활동 ‘활발’


연말연시를 맞아 지역 내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를 통한 색다른 나눔 활동을 펼치는 이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주호 전(前) 순천대 교수(65·사진). 그는 ‘호아트센터’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문화를 기부하고 있다.

“순천시민들도 여수 등 타 지역민들처럼 클래식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했어요.”

최 전 교수는 ‘호아트센터’의 시작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순천시 조례동 아이미코 병원 6층에 들어선 ‘호아트센터’는 최 전 교수가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이곳은 공연장 일부를 전시장으로 바꿀 수 있는 가변형 공간으로 클래식 공연장과 갤러리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센터는 그동안 클래식 (기획)공연 31회, 인문학·클래식 아카데미 등 각종 강좌 67회, 전시회 7회를 개최했다.

이처럼 개관 1년여 간 지역 문화예술의 다양화와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특히, 서울에서 1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클래식 공연을 이곳에서는 1만∼2만 원의 저렴한 값에 관람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초청하고 있고, 그들에게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해주는 방식이 저렴한 티켓 값의 비결이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질은 어느 곳 못지않다고 최 전 교수는 자부한다.

“공연장에는 첨단 음향·영상시설과 피아노 설치 등으로 2억 원 가량을 들였어요. 앞으로도 피아노 교체 등으로 많은 돈이 들겠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음악을 보다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센터는 전기료 등 운영비만으로 연간 6000여만 원이 지출되고 있고, 관람객 입장료로는 운영비조차 건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 전 교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운영을 지속해가고 있다.

“빈 객석을 볼 때는 조금 허탈하지만, 이곳에 온 시민들이 음악에 감동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다시 힘을 얻습니다. 음악 그리고 문화가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리라고 믿고요.”

최 전 교수는 그가 꿈꾸는 지역의 미래를 위해 나눔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아내 김순애씨(62)와 산부인과 의사인 큰딸 윤정 씨(43), 정형외과 의사인 큰아들 윤홍 씨(42) 등 가족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09년 3월, 부채를 안고 건립한 건물의 첫 수익금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족들도 빚부터 갚는 게 먼저가 아니냐고 말렸지만 ‘기부는 어려울 때부터 해야 한다’는 제 생각에 뜻을 같이해줬죠.”

그렇게 최 전 교수 일가는 지금까지 순천 금당고 등 17개 학교에 장학금 2억 6880만 원을 기부하는 한편 순천대 등 6개 학교에 학교발전기금 5억 4200만 원을 기탁하기로 약정한 상태다.

어려운 형편에도, 장학금이 있어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마칠 수 있었다는 그는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바람 또한 소박하다.

“시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트센터를 통해서면 더더욱 좋습니다.”

[순천광양교차로 /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