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숍 창업한 베트남 이주여성 진·린 자매
네일숍 창업한 베트남 이주여성 진·린 자매
by 운영자 2016.04.22
“한국에서 우리 자매의 꿈 찾았어요”
다문화센터서 배워 자격증 취득
네일숍서 일하며 실력 쌓고
인터넷 통해 네일 경향 익혀
올 초 동생 이름 딴 네일숍 열어
“꿈 있어 타국 생활 더 행복”
“어? 어머? 안녕하세요.”
네일숍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여성이 자리에 앉아 있는 진(31·광양시 중마동)과 린(29·광양시 중마동) 자매를 보고는 깜짝 놀란다.
“저희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걸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지만, 모르고 숍에 들르시는 분들은 저희를 보고 깜짝 놀라요. 또 우리가 자매라는 걸 알면 더 놀라죠.”
진씨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익숙하게 자리를 안내하며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다.
진과 린 자매는 네일 아티스트다.
9년 전 동생 린씨가 광양에 와 결혼을 했고, 이후 언니 진씨가 동생 옆에 터를 잡았다.
두 살 터울의 자매는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둘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도 같아 마음은 더 잘 맞았다.
꾸미기 좋아하는 자매는 2010년 네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네일 아티스트’ 과정에 참여해 기본기를 익히고, 어렵다는 네일 아티스트 자격증도 취득했다.
“시험 정말 어려웠어요. 두 번을 떨어지고 세 번째 합격했어요. 언니는 세 번 떨어졌고요.”
린씨는 “어려웠지만, 시험공부를 하면서 한국말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웃는다.
자격증 공부를 하며 연습을 위해 서로의 손을 아낌없이 내줬다.
손톱 주변을 정리하다 피를 내기도 하고, 총 천연색으로 손톱을 도배하기도 하고, 두툼하게 손톱 연장을 하는 등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서로를 응원했다.
자격증 취득 후 자매는 네일아티스트의 꿈을 꾸고, 네일 실전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 일을 하는데 정말 무서웠다”는 진씨는 손톱 다듬을 때 손님을 다치게 하면 어쩌지 걱정도 됐고, 매니큐어를 잘못 바르면 어쩌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 겁도 났단다.
고객들의 일정에 맞추다 보면 하루 종일 밥을 먹지 못할 때도 있었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일부러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는 날도 많았다.
소위 ‘진상고객’이라는 고객을 만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매는 ‘꿈’을 생각했고, 일이 힘들 때면 ‘내가 더 노력해야지’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종종 힘들 때도 있지만, 네일은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또 기술을 가진 ‘전문직’이기도 하고요.”
진과 린 자매는 네일을 하며 한국생활이 몇 배는 더 즐거워졌고, 꿈도 생겼다.
그 첫 꿈을 이들은 올해 이뤘다.
동생 린씨의 이름을 내건 네일숍을 연 것이다.
광양 중마동 태영 1차 아파트 앞 상가에 문을 연 자매의 가게는 페인트칠 하나, 장식 하나까지 자매의 손길이 묻었다.
가게 준비를 위해 3주가 넘는 시간을 새벽까지 잠을 줄여가며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직접 참여했다.
동생 린씨는 네일 일 자체도 좋지만, 사람을 만나며 배우는 것이 많단다.
“사람들 만나는 게 좋아요. 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고,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며 정보를 얻기도 하고요.”
진씨는 네일의 매력을 ‘행복’이라고 말한다.
“들어올 때 무표정했던 사람들도 네일을 받고 나갈 때는 모두 웃고 나가요. 그게 정말 좋아요.”
고객들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을 보며 즐거워하고, 자신은 고객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또 행복해진다고.
진씨의 꿈은 네일 아티스트 강사. 자신과 같은 다문화이주여성이나 학생들에게 네일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진씨는 저녁 시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꿈을 이루려면 조금 피곤한 것은 감수할 수 있다”는 진씨는 실력을 쌓기 위해 네일의 최신 경향도 꼼꼼히 챙긴다.
자매는 인터넷을 통해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살펴보고, 유행하는 네일 컬러나 스타일을 공부한다.
자매의 네일숍은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매는 조급해하지 않을 작정이다.
가장 좋은 홍보 방법은 ‘실력’이라고 믿기 때문.
“열심히 연습해 실력을 더 키우면, 저절로 입소문이 나고 고객들이 찾아올 거니까요. 우리는 그냥 열심히, 지금처럼 재미있게 할래요.”
진씨와 린씨의 뒤편으로 형형색색의 매니큐어가 반짝인다.
색색의 무지개는 자매의 꿈을 담은 ‘희망의 무지개’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다문화센터서 배워 자격증 취득
네일숍서 일하며 실력 쌓고
인터넷 통해 네일 경향 익혀
올 초 동생 이름 딴 네일숍 열어
“꿈 있어 타국 생활 더 행복”
“어? 어머? 안녕하세요.”
네일숍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여성이 자리에 앉아 있는 진(31·광양시 중마동)과 린(29·광양시 중마동) 자매를 보고는 깜짝 놀란다.
“저희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걸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지만, 모르고 숍에 들르시는 분들은 저희를 보고 깜짝 놀라요. 또 우리가 자매라는 걸 알면 더 놀라죠.”
진씨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익숙하게 자리를 안내하며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다.
진과 린 자매는 네일 아티스트다.
9년 전 동생 린씨가 광양에 와 결혼을 했고, 이후 언니 진씨가 동생 옆에 터를 잡았다.
두 살 터울의 자매는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둘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도 같아 마음은 더 잘 맞았다.
꾸미기 좋아하는 자매는 2010년 네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네일 아티스트’ 과정에 참여해 기본기를 익히고, 어렵다는 네일 아티스트 자격증도 취득했다.
“시험 정말 어려웠어요. 두 번을 떨어지고 세 번째 합격했어요. 언니는 세 번 떨어졌고요.”
린씨는 “어려웠지만, 시험공부를 하면서 한국말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웃는다.
자격증 공부를 하며 연습을 위해 서로의 손을 아낌없이 내줬다.
손톱 주변을 정리하다 피를 내기도 하고, 총 천연색으로 손톱을 도배하기도 하고, 두툼하게 손톱 연장을 하는 등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서로를 응원했다.
자격증 취득 후 자매는 네일아티스트의 꿈을 꾸고, 네일 실전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 일을 하는데 정말 무서웠다”는 진씨는 손톱 다듬을 때 손님을 다치게 하면 어쩌지 걱정도 됐고, 매니큐어를 잘못 바르면 어쩌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 겁도 났단다.
고객들의 일정에 맞추다 보면 하루 종일 밥을 먹지 못할 때도 있었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일부러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는 날도 많았다.
소위 ‘진상고객’이라는 고객을 만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매는 ‘꿈’을 생각했고, 일이 힘들 때면 ‘내가 더 노력해야지’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종종 힘들 때도 있지만, 네일은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또 기술을 가진 ‘전문직’이기도 하고요.”
진과 린 자매는 네일을 하며 한국생활이 몇 배는 더 즐거워졌고, 꿈도 생겼다.
그 첫 꿈을 이들은 올해 이뤘다.
동생 린씨의 이름을 내건 네일숍을 연 것이다.
광양 중마동 태영 1차 아파트 앞 상가에 문을 연 자매의 가게는 페인트칠 하나, 장식 하나까지 자매의 손길이 묻었다.
가게 준비를 위해 3주가 넘는 시간을 새벽까지 잠을 줄여가며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직접 참여했다.
동생 린씨는 네일 일 자체도 좋지만, 사람을 만나며 배우는 것이 많단다.
“사람들 만나는 게 좋아요. 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고,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며 정보를 얻기도 하고요.”
진씨는 네일의 매력을 ‘행복’이라고 말한다.
“들어올 때 무표정했던 사람들도 네일을 받고 나갈 때는 모두 웃고 나가요. 그게 정말 좋아요.”
고객들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을 보며 즐거워하고, 자신은 고객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또 행복해진다고.
진씨의 꿈은 네일 아티스트 강사. 자신과 같은 다문화이주여성이나 학생들에게 네일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진씨는 저녁 시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꿈을 이루려면 조금 피곤한 것은 감수할 수 있다”는 진씨는 실력을 쌓기 위해 네일의 최신 경향도 꼼꼼히 챙긴다.
자매는 인터넷을 통해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살펴보고, 유행하는 네일 컬러나 스타일을 공부한다.
자매의 네일숍은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매는 조급해하지 않을 작정이다.
가장 좋은 홍보 방법은 ‘실력’이라고 믿기 때문.
“열심히 연습해 실력을 더 키우면, 저절로 입소문이 나고 고객들이 찾아올 거니까요. 우리는 그냥 열심히, 지금처럼 재미있게 할래요.”
진씨와 린씨의 뒤편으로 형형색색의 매니큐어가 반짝인다.
색색의 무지개는 자매의 꿈을 담은 ‘희망의 무지개’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