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골 어르신 극단> 매곡동 할매들 “우리가 지금 아님 언제 연극을 해보거써!”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 매곡동 할매들 “우리가 지금 아님 언제 연극을 해보거써!”
by 운영자 2016.06.03
70대 어르신 15명 연극 시작
“길 가면서도 대사 중얼중얼”
3일 매곡동 탐매축제 첫 무대
할매들의 도전 “서툴러도 좋아”
“저 선암사도 나 것이고, 저 낙안읍성도 나 것이고, 저기 저 순천만국가정원도 나 것이오. 순애씨! 순애씨가 내 사랑을 받아만 준다면 봉화산을 반절로 뚝 잘라 순애씨에게 줄 수도 있소. 김중배의 뜨거운 순정을 받아주오, 순애씨!”
지난 1일 순천 매곡동주민센터 2층, 연극 ‘이수일과 심순애’의 연습이 한창이다.
연습 초반 대사에다 동선까지 까먹어 ‘이리로 들어가라면 저리로 들어가던’ 할매들이 연습을 거듭할수록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 자신감에 목소리는 우렁찼고, 동작은 거침없다.
연극을 꾸리는 단원들은 평균 70대 매곡동의 평범한 할매들.
연극의‘ㅇ’도 모르던 할매들은 지난달 초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의 단원이 됐다.
매곡동 할매들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연극 연습을 한다. 연극이 무엇인지, 연극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이론으로 살펴본 할매 단원들은 ‘고전 신파 이수일과 심순애’로 본격적인 연극 실습을 시작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은 오늘(3일) 열리는 제1회 탐매축제를 통해 첫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연습한 ‘고전 신파 이수일과 심순애’가 참가 작품.
첫 무대를 앞두고 연습 시간은 더 늘고 강도도 세졌다.
“아니지, 아니지. 우리가 자식 혼낼 때 그렇게 부드럽게 멀찌감치 떨어져서 안 하잖아요. 순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손도 올리면서 머리 쥐어박는 동작도 하고. 자, 다시!”
극단을 지도하는 이정미 강사의 꾸지람에 할매들은 “대사하랴 동작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툴툴 댄다. 헌데 꾸지람 와중에도 할매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이 나이에 이렇게 연극도 해보고, 재밌지. 우리가 언제 이런 걸 또 해보겠어.”
김중배 역할을 맡은 김희순(72) 단원은 요새 연극에 푹 빠졌다. 긴 대사를 외느라, 길거리를 가다가도 중얼중얼, 침대에 누워서도 중얼중얼. 온 신경을 쓴 끝에 겨우겨우 맡은 대사는 외웠지만, 앞뒤 상대와의 대화 순서가 어긋나 상대의 순서에 끼어들기 일쑤지만 그래도 재미가 쏠쏠하다.
극단의 최연장자이자 회장을 맡은 박연자(75) 단원은 연극도 연극이지만, 동네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겁다. 한동네 살며 오며가며 대화를 나눌 만큼 친분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판 벌여 함께 노는 일이 많지는 않았기 때문.
“연극하면서 동네 사람들이랑 더 자주 만나니까 좋아요. 수다도 떨고 웃기도 하고. 연극 연습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금방 가요.”
실수마저도 재미난 일이 된다는 박 회장은 “다들 주부, 할머니이던 평범한 일상이 연극을 하며 특별해졌다”며 웃는다.
한편 매곡동은 오늘(3일) 오후 1시부터 매곡동 주민센터 앞 공원에서 매곡동의 상징 홍매화를 주제로 ‘홍매화 향기따라 제1회 탐매축제’를 개최한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il.net]
“길 가면서도 대사 중얼중얼”
3일 매곡동 탐매축제 첫 무대
할매들의 도전 “서툴러도 좋아”
“저 선암사도 나 것이고, 저 낙안읍성도 나 것이고, 저기 저 순천만국가정원도 나 것이오. 순애씨! 순애씨가 내 사랑을 받아만 준다면 봉화산을 반절로 뚝 잘라 순애씨에게 줄 수도 있소. 김중배의 뜨거운 순정을 받아주오, 순애씨!”
지난 1일 순천 매곡동주민센터 2층, 연극 ‘이수일과 심순애’의 연습이 한창이다.
연습 초반 대사에다 동선까지 까먹어 ‘이리로 들어가라면 저리로 들어가던’ 할매들이 연습을 거듭할수록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 자신감에 목소리는 우렁찼고, 동작은 거침없다.
연극을 꾸리는 단원들은 평균 70대 매곡동의 평범한 할매들.
연극의‘ㅇ’도 모르던 할매들은 지난달 초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의 단원이 됐다.
매곡동 할매들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연극 연습을 한다. 연극이 무엇인지, 연극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이론으로 살펴본 할매 단원들은 ‘고전 신파 이수일과 심순애’로 본격적인 연극 실습을 시작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은 오늘(3일) 열리는 제1회 탐매축제를 통해 첫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연습한 ‘고전 신파 이수일과 심순애’가 참가 작품.
첫 무대를 앞두고 연습 시간은 더 늘고 강도도 세졌다.
“아니지, 아니지. 우리가 자식 혼낼 때 그렇게 부드럽게 멀찌감치 떨어져서 안 하잖아요. 순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손도 올리면서 머리 쥐어박는 동작도 하고. 자, 다시!”
극단을 지도하는 이정미 강사의 꾸지람에 할매들은 “대사하랴 동작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툴툴 댄다. 헌데 꾸지람 와중에도 할매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이 나이에 이렇게 연극도 해보고, 재밌지. 우리가 언제 이런 걸 또 해보겠어.”
김중배 역할을 맡은 김희순(72) 단원은 요새 연극에 푹 빠졌다. 긴 대사를 외느라, 길거리를 가다가도 중얼중얼, 침대에 누워서도 중얼중얼. 온 신경을 쓴 끝에 겨우겨우 맡은 대사는 외웠지만, 앞뒤 상대와의 대화 순서가 어긋나 상대의 순서에 끼어들기 일쑤지만 그래도 재미가 쏠쏠하다.
극단의 최연장자이자 회장을 맡은 박연자(75) 단원은 연극도 연극이지만, 동네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겁다. 한동네 살며 오며가며 대화를 나눌 만큼 친분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판 벌여 함께 노는 일이 많지는 않았기 때문.
“연극하면서 동네 사람들이랑 더 자주 만나니까 좋아요. 수다도 떨고 웃기도 하고. 연극 연습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금방 가요.”
실수마저도 재미난 일이 된다는 박 회장은 “다들 주부, 할머니이던 평범한 일상이 연극을 하며 특별해졌다”며 웃는다.
한편 매곡동은 오늘(3일) 오후 1시부터 매곡동 주민센터 앞 공원에서 매곡동의 상징 홍매화를 주제로 ‘홍매화 향기따라 제1회 탐매축제’를 개최한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