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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66주년 특집> 참전유공자 정성종 옹

<6.25 66주년 특집> 참전유공자 정성종 옹

by 운영자 2016.06.24

“나라가 있어야 직장도 있지. 왜 그걸 몰라”
6.25 한국전쟁이 올해로 66주년을 맞았다.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시간 동안 세상의 많은 중요한 가치들이 빛을 잃었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가치 중 하나가 ‘나라’ ‘안보’라는 정성종(89) 옹. 20여 일 뒤면 올해로 아흔이 되는 정 옹에게 1950년은 절대 잊지 못할 해다.

그 해는 47년 입대해 군인이던 그가 가족에게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제대가 있던 해였다.

그러나 갑작스레 발발한 전쟁으로 그는 가족 곁이 아닌 전우의 곁에, 조국의 곁에 남았다.

“영화 ‘국제시장’ 있지요? 주인공이 아버지와 생이별하던 흥남부두 철수 장면, 그 장면이 참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제가 그때 그 현장에 있었거든요.”

정 옹은 흥남부두 철수 때를 이야기하며 “전쟁은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잃게 한 비참한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민족끼리 총을 겨눴고, 아무 죄 없는 양민들을 낙인 찍어 죽음으로 몰아 넣었으며, 평화로운 가정과 마을을 깨드렸다. 10만 명의 전쟁고아, 100만의 이산가족, 99만의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는 아픔이 그 증거다.

“저에게 입대하자고 권유해 함께 입대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전쟁통에 죽음을 맞았어요. 그 뒤로 우연히 친구의 부모님을 만나도 다른 길로 돌아가곤 했지요. 혹시나 제 존재가 친구의 부모님께 아픔이 될까 해서.”
1928년 생인 그는 나라의 귀함을 2번이나 몸으로 겪었다.

일제 치하에서 한번, 그리고 6.25 한국전쟁을 겪으며 또 한번. 큰 경험으로 정 옹은 나라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낀다.

“요즘 젊은이들 보면 참 열심히 살아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집을 사려고 쉴틈이 없죠. 물론 좋지요. 그런데 그 전에 나라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나라가 없으면 직장도, 가정도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난 그걸 겪은 사람이에요.”

정 옹은 나라의 소중함, 안보의 중요함을 모르는 지금이 안타깝기만 하다.

또 이를 위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의 교육을 강조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는 충분히 바른 국가관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것.

여기에 더해 6.25를 비롯해 수많은 침략에 맞서 싸운 순국 선현들을 잊지 말 것을, 고마움을 가슴 한켠 간직할 것을 강조했다.

“안보에 대해 늘 관심을 둬야 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의 안보를 지켰던 이들에 대해 마음 깊이 고마움을 갖고, 나라를 사랑해야지요.”

정 옹은 통일을 이야기한다. 다시는 6.25처럼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피를 흘리는 일이 없는 평화 통일을, 66년 전의 상처를 보듬고 남과 북이 평화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북한이 좋아서, 북한이 옳아서가 아니라 민족의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내가 죽기 전까지 통일이 올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안 올 것 같아. 그래도 통일은 모두가 관심을 갖고 바라야 하는 일입니다.”
정 옹은 끝으로 통일에 대한 한마음을 당부했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