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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 인·터·뷰‘거리의 청년 셰프’ 송용암ㆍ김동주씨

주말N 인·터·뷰‘거리의 청년 셰프’ 송용암ㆍ김동주씨

by 운영자 2016.07.22

햄버거로 체력 충전, 꿈 응원하며 기력 충전

고교 시절 일기장 속 꿈 실현
신선하고 건강한 맛으로 경쟁
“지역청년 꿈 함께 지지할 것”
햄버거 그림 속, 두툼한 고기 패티가 있어야 할 자리에 ‘건전지’ 그림이 그려져 있다. 건전지 모양 그림 안에는 ‘힘’이라는 뜻의 ‘에너지(energy)’가 적혀 있다.그 아래 ‘네버 기브 업 유어 드림(Never Give Up Your Dream·당신의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이라고 쓰인 글자도 선명하다.

순천 연향동 패션의거리 초입 ‘에너지 그릴 버거’의 청년 셰프 송용암(33)·김동주(31)씨의 유니폼에 적힌 것들이다.

유니폼 속 그림과 글에는 두 ‘거리의 청년 셰프’들의 꿈과 이상이 담겼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송씨는 직장 동료인 김씨와 함께 지난해 6월 이곳에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햄버거 가게를 연다는 꿈은 이미 열여덟 살에 쓴 일기장에 적혀 있던 것이에요.”

대학교 3학년 프랜차이즈 그룹 제너시스 윤홍근 회장이 쓴 책 ‘bbq 원칙의 승리’를 읽고 감명 받아 무작정 서울로 윤 회장을 찾아갔던 무모함과 용기, 그로 인해 입사로 이어진 제너시스 그룹 국내 마케팅부의 경험과 졸업 후 순천시농산물유통센터에서 익힌 유통 전반의 경험은 그 꿈의 든든한 토대가 됐다.

지난해 초, 송씨는 순천시농산물유통센터를 그만두고 ‘햄버거 공부’를 시작했다. 서울의 햄버거 맛집을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맛을 찾았고,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객 응대, 운영 등을 몸으로 익혔다.

이같은 경험으로 전부터 꾸준히 준비했던 몇 가지 메뉴들이 더 확고해졌고, 향후 계획도 명료해졌다.

“조례 사거리는 순천에서 사시사철 가장 번화해, 다양한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죠.”

부족한 자본금이라는 장벽은 두 청년을 ‘거리의 셰프’로 만들었지만, 덕분에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를 확보하게 했다.

실제 두 청년은 주요 고객을 20~30대로 잡았지만, 이곳은 아이 엄마아빠들이 소문 듣고 찾아오는 곳이 됐다.

이들은 거리음식은 비위생적일 거란 인식을 벗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재료 손질 등 위생을 최우선으로 신경 썼다. 햄버거는 건강하지 않다는 편견을 깨는 일에도 마음을 썼다.

햄버거 속 고기 패티는 냉장육을 사용하고, 나머지 식재료도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도 철저히 지켰다. 오전에는 재료를 준비하고,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주저 없이 문을 닫았다.

“아직도 큰돈을 가져가지는 못해요. 하지만 즐거워요. 꿈꾸던 일이니까요.”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늘 그 자리에, 같은 맛으로’를 지키면 저절로 소문이 나리라 확신했고, 그 확신은 서서히 실제가 되고 있다.

“저희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찬찬히 이뤄가고 있는 것처럼 지역의 청년들의 어떤 꿈이든 응원하고 싶어요.

직영점을 열어 청년들을 고용하고 나아가 매장을 운영하도록 하는 계획도 있고,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게 하는 ‘꿈카드’도 생각하고 있어요.”

건강한 햄버거는 먹는 사람들에게, 이를 만드는 두 청년들에게도 건강한 에너지를 줬다.

이들은 건강하게 100% 충전된 에너지를 지역의 다른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는데 쓸 생각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