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순천 청소년극단 ‘지피지기’

순천 청소년극단 ‘지피지기’

by 운영자 2016.08.19

“연극,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어요”
26일 지하상가 소극장서 창단 첫 공연
10여 년이 넘게 종횡무진 청소년들의 연극을 지도해온 이정미 대표와 ‘차가운’ 연극판을 ‘뜨거운’ 열정으로 달구는 청소년들이 모였다.

지난 초여름 11명의 청소년들은 청소년전문극단 ‘지피지기’를 창단, 오는 26일 창단 첫 공연 ‘방황하는 별들’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방황하는 별들’은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다 경찰에 잡혀, 유치장에 갇힌 5명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마다 다른 문제 상황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이 꿈을 꾸고 좌절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며 건강하게 성장해간다는 내용.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들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이 극이 더 실감나고 재밌어요.”
청소년극단 지피지기 단원들은 “극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980년대 극작가 윤대성이 쓴 이 작품은 현재 청소년들의 상황에 맞도록 극단 지피지기 내에서 각색의 과정을 거쳤다.
지피지기의 단원들은 모두 학교 연극반에서 활동을 하거나 연극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
현장감 있는 대본에 단원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극의 완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단짝친구인 순천여고 3학년 정인화·정시우 양은 각각 개그우먼과 배우의 꿈을 꾸고 있다. 이를 위해 극단에서 활동하며 기본적인 연기의 틀을 다지고 있는 것.
“연극은, 극단은 제 꿈이 현실이 되는 곳이에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어요.”
둘에게 연극은 ‘설레는’ 꿈이고 ‘힘나는’ 현실이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연극 연습에 참여한 박성민(순천 제일고 2년) 군은 “연극은 될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일을 해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잊고 다른 이의 삶을 경험하며 진짜의 나, 진짜의 꿈을 찾아갈 수 있다고.

임소현(금당고 1년) 군은 연극을 하며 삶이 달라졌다.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왕따를 당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중학교 3학년 때 연극을 시작하며 달라졌어요. 말도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게 됐고, 친구도 늘었고요.”

청소년극단 지피지기(知彼知己)는 이름 그대로 ‘상대를 알고 나를 안다’는 뜻을 갖고 있다. 연극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찾고, 다른 이들의 삶을 경험하고 상대 배우들과 관객들과의 호흡을 통해 상대를 알아간다는 궁극적인 목적을 이름에 담았다.
이정미 대표는 “공부밖에 모르는, 꿈을 잊고 사는 아이들에게 연극의 다양한 삶을 경험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소년극단 지피지기는 오는 26일과 27일 순천 중앙동 지하상가 씨내몰 소극장에서 창단 첫 공연을 한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연극 공연, 연극제 등 다양한 연극 무대에 설 계획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