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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노모 모시는 '신안순씨'

팔순 노모 모시는 '신안순씨'

by 운영자 2008.11.06

“당연히 해야 할 몫이에요”
현시대 새롭게 부각되는 신 고려장을 접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효’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소리 없이 묵묵하게 실행하는 자들도 많다.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의 손과 발을 대신하고 있는 신안순(조례동ㆍ59세)씨.

“최근 들어 노인요양시설이 늘어나 의탁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 마음 편하려고 곁에서 모시는 거예요. 당연히 내가 해야 할 몫이니 할 수 있는 한 더욱 정성을 보태야지요.”

모실 수 있는 부모가 있어 ‘오히려 복’이라고 하는 그녀는 몸이 좋지 않아 하루 종일 누워서 생활하는 어머니의 불편함이 걱정이다.

“며느리라곤 저 하나니 더욱 잘해드려야지요.. 어느새 손짓이나 눈빛 하나만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돼 저도 신기할 따름이에요.”

그래서 그녀는 하루 온종일 누워 생활하는 시어머니를 위해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시어머니는 자그맣게 박수를 치며 웃고,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행복한 친구’가 된다.

“몇 달 전부터는 사람을 못 알아보는 듯 해서, 건강에 좋다는 박수를 치게 하려고 노래를 불러요. 그러면 어머니는 짝짝! 짝짝짝! 하며 손뼉을 치지요. 그러다 한 번씩 웃으시면 힘든 게 뭔지도 모르게 돼요.”

지난 세월 기구한 사연들로 주위를 돌볼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와, 자신이 진정으로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쳤다는 신씨는 쇠약해진 어머니를 대할 때 더 미안함이 앞선다.

앞으로 누구보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며느리 된 도리를 하고 싶다는 신씨는 많은 사연들로 모여든 세상 속 아름다운 주인공이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 교차로 조경희 기자 / cho@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