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완화의료 봉사자 오창호씨

완화의료 봉사자 오창호씨

by 운영자 2009.04.22

아름다운 동행 …
제8회 한국가톨릭 호스피스협회 봉사자상 수상

유리창 너머 파란 하늘과 흩날리는 벚꽃이 내다보이는 순천 성가롤로 병원 완화의료 병동의 한 병실에는 따사로운 봄 햇살과 이야기 소리, 낮은 웃음소리까지 가득하다.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를 따라 만난 오창호(64ㆍ순천 저전동)씨는 지난 2001년부터 완화의료(호스피스)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벌써 한 10년여 전이니 그때만해도 호스피스라는 말이 생소했지요.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교육을 받고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는 현대의학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말기 환자는 물론 환자를 지켜봐야 하는 환자 가족들까지 포함해 삶의 마지막 과정에서 겪게 되는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함께 나누는 완화의료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요일은 바뀌었어도 매주 봉사활동을 위해 병원을 찾는 데는 변함이 없다.

“남자라서 더 유리한 면도 있지요. 남자 환자분들은 제가 목욕 봉사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시고 또 목욕을 하고 나면 아무래도 자기를 다 내주었다고 생각해서인지 처음보다 많이 친해진답니다.”

완화의료에 대해 결과만을 이야기하는 부정적인 시선이 안타깝다며 자신을 포함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겪어야 할 어렵고 힘든 과정을 함께 하는 일이기에 완화의료 봉사야 말로 더없이 보람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환자와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돕는 것보다도 이해하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완화의료 봉사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지금처럼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의 이런 열정은 지난해 5년 이상의 경력과 열성을 가진 완화의료 봉사자들에게 주어지는 한국 가톨릭 호스피스 협회 ‘봉사자의 날’ 행사에서 봉사자상을 수상하게 했다.

[순천광양 교차로 이지은 기자 / mariantn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