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가 공인하는 ‘전라도 알림이’ 김정구씨
자타가 공인하는 ‘전라도 알림이’ 김정구씨
by 운영자 2009.11.18
산ㆍ들ㆍ물ㆍ사람 … “전라도가 좋은 까닭”
그런 말이 있다. 호남 땅에서 무슨 당의 깃발만 들면 ‘막대기’라도 뽑아주고, 영남 땅에서도 무슨 당의 깃발만 들면 ‘강아지’라도 당선이 된다는. 전라도 차 번호판을 달고 경상도에 가면 경찰에 불심검문을 받고,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 와 주유소에 들어가면 기름도 안 넣어준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분명 존재하는 지역감정. 참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좁은 땅덩이 그마저도 둘로 갈라진 지금, 게다가 세계평화를 부르짖는 21세기, 실체도 없는 ‘지역감정’이라는 우스운 괴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것 좀 보세요. 여가 동천입니다. 어제 순천 오는 길에 찍은 거예요. 물에 비친 다리가 참 아름답지요?”
경상도 말씨의 김정구(71?경남 진주시)씨는 카메라에 담긴 순천 동천의 아침 풍경을 보여주며 감탄 어린 칭찬을 한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에 꼬박 4번씩 순천에 온다. 정년퇴임 후 색소폰을 배울 학원을 찾다, 진주에는 마땅한 학원이 없어 순천까지 오게 된 것이 지금껏 4년을 진주와 순천을 오가고 있다. 그간 색소폰은 수준급에 올랐고 지금은 플루트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음악이 좋기는 하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순천이 좋고 전라도가 좋기 때문이다. 그는 진주에 살지만 순천시민이다. 순천에 주소지를 옮겨뒀고, 순천에 살 날을 차차 준비하고 있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군 시절 광주 상무대에서 근무하면서 전라도와 인연을 맺었어요. 지역감정이 지금보다 더한 시절이었는데, 막상 대해보니 사람들이 정이 많고 참 좋더라고요. 산세며 경치도 좋고, 밥도 맛있고, 인심도 좋고 그래서 전라도에 반해버렸지요.”
식당에 가면 꼭 밥 한 공기를 더 내주는 그 인심에, 여전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환경에 50여년 넘게 시간을 내 전라도 곳곳에 발 도장을 꽝꽝 찍고 그 인연들을 여적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좋은 전라도에 혼자 오지 않는다. 전라도에 대해 나쁜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을 꼭 데리고 온다. 좋은 경치를 보여주고 맛난 밥을 사주면 다들 ‘와, 좋네’ 한단다.
“안 와본 사람들이 무조건 경상도는 어쩌네, 전라도는 어쩌네 말을 해요. 와보면 반합니다. 보고 부대끼고 느끼면 서로 이해하고 좋아하게 됩니다.”
케케묵은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일, 발로 찾아가 보고 얘기하고 밥 한끼 먹다 보면 절로 풀릴 일이다. 이처럼 간단할 수가 없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그런 말이 있다. 호남 땅에서 무슨 당의 깃발만 들면 ‘막대기’라도 뽑아주고, 영남 땅에서도 무슨 당의 깃발만 들면 ‘강아지’라도 당선이 된다는. 전라도 차 번호판을 달고 경상도에 가면 경찰에 불심검문을 받고,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 와 주유소에 들어가면 기름도 안 넣어준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분명 존재하는 지역감정. 참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좁은 땅덩이 그마저도 둘로 갈라진 지금, 게다가 세계평화를 부르짖는 21세기, 실체도 없는 ‘지역감정’이라는 우스운 괴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것 좀 보세요. 여가 동천입니다. 어제 순천 오는 길에 찍은 거예요. 물에 비친 다리가 참 아름답지요?”
경상도 말씨의 김정구(71?경남 진주시)씨는 카메라에 담긴 순천 동천의 아침 풍경을 보여주며 감탄 어린 칭찬을 한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에 꼬박 4번씩 순천에 온다. 정년퇴임 후 색소폰을 배울 학원을 찾다, 진주에는 마땅한 학원이 없어 순천까지 오게 된 것이 지금껏 4년을 진주와 순천을 오가고 있다. 그간 색소폰은 수준급에 올랐고 지금은 플루트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음악이 좋기는 하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순천이 좋고 전라도가 좋기 때문이다. 그는 진주에 살지만 순천시민이다. 순천에 주소지를 옮겨뒀고, 순천에 살 날을 차차 준비하고 있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군 시절 광주 상무대에서 근무하면서 전라도와 인연을 맺었어요. 지역감정이 지금보다 더한 시절이었는데, 막상 대해보니 사람들이 정이 많고 참 좋더라고요. 산세며 경치도 좋고, 밥도 맛있고, 인심도 좋고 그래서 전라도에 반해버렸지요.”
식당에 가면 꼭 밥 한 공기를 더 내주는 그 인심에, 여전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환경에 50여년 넘게 시간을 내 전라도 곳곳에 발 도장을 꽝꽝 찍고 그 인연들을 여적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좋은 전라도에 혼자 오지 않는다. 전라도에 대해 나쁜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을 꼭 데리고 온다. 좋은 경치를 보여주고 맛난 밥을 사주면 다들 ‘와, 좋네’ 한단다.
“안 와본 사람들이 무조건 경상도는 어쩌네, 전라도는 어쩌네 말을 해요. 와보면 반합니다. 보고 부대끼고 느끼면 서로 이해하고 좋아하게 됩니다.”
케케묵은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일, 발로 찾아가 보고 얘기하고 밥 한끼 먹다 보면 절로 풀릴 일이다. 이처럼 간단할 수가 없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