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기본이 중요한 것은 퀼트나 인생이나 마찬가지지요”

“기본이 중요한 것은 퀼트나 인생이나 마찬가지지요”

by 운영자 2010.03.09

퀼트공예가 김수덕씨

“퀼트는 서랍이에요. 아무 생각없이 바느질을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느질을 하는 동안 머릿속에 담아 두었던 모든 것을 생각하고 정리하고 답을 얻지요.”

퀼트를 ‘마음의 정리’라고 정의하는 퀼트 공예가 김수덕(38ㆍ순천 조례동)씨. 그녀는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15년 전 우연히 보급 초기 단계의 퀼트를 접하게 됐고 이불로 쓰일 만큼 크지만 사람이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꿰맨 자국 없이 이어지는 퀼트의 매력에 빠져 지금껏 해마다 작품 전시회를 열 정도로 퀼트공예가로서 또 퀼트강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퀼트하면 얼핏 바느질을 떠올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을 만드는 것이지요.”
작은 바늘로 실을 한땀한땀 꿰매면서 느껴지는 심장이 멎는 듯 조여오는 답답함 그리고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1년 여의 기나긴 시간을 퀼트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한번 잘못되면 고치기 힘든 작품의 본을 만들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작업하는 매 순간이 중요하지만 특히 본이 틀어지면 뒤따라오는 모든 작업이 틀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퀼트의 작업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하는 사람살이를 닮아 있는 듯하다.

“제 이름을 딴 바느질 기법을 발견하고 싶어요.”

환갑잔치를 할 무렵 그동안 친정엄마에게도 주지 않았던 자신의 작품들로 전시회를 열고 또 그로 인해 서운했을지도 모를 지인들에게도 나누어 주며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바느질의 기법을 발견해서 김수덕 기법이라고 명명하고 싶다는 김수덕 퀼트 공예가.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위해 작업하는 순간, 죽어도 좋을 만큼 행복하다고 말한다.

[순천광양 교차로 이지은 기자 / mariantn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