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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이들과 마음 나누면 충동 막을 수 있어

가까운 이들과 마음 나누면 충동 막을 수 있어

by 운영자 2010.07.01

한국자살예방협회 홍강의 회장 “마음을 얘기하세요”

연예인 박용하의 죽음은 의외다. 연예계의 잇단 자살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텔레비전 속에서 오랜 시간 그들을 지켜본 우리들은 그들의 죽음이 더 가깝고 그래서 안타깝다.

자살은 계획적인 것도 있지만 순간의 감정이 ‘물잔을 넘치게 해’ 실행될 때도 있다. 상담은 이런 충동적인 자살을 막는 데 특별한 효과를 발휘한다. 전문가의 상담도 필요하지만 가족이나 친구가 말을 들어주고, 보듬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 대화가 자살 예방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근거는.
- 자살은 죽고 싶은 생각이 확고할 때 실행되기보다는 죽음과 생존의 사이에서 번민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왔다갔다 할 때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아무것도 자신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고립감이 큰 요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충동성과 고립감을 줄여주면 자살 시도를 막을 수 있다.

대화나 상담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상담자가 제공하는 구체적인 문제해결의 지침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준다.

▲ 자살 기도자나 암시자 등을 도와주는 실제적인 방법은.
- 상대방을 나무라고 훈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를 이해하고 그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어디까지 도와줄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과도한 자신감이나 주도성을 발휘하지 말아야 한다.

▲ 자살충동이 일어나거나,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문제가 되는 생각을 멈추고, 자살을 할 만한 위험한 도구를 없앤다. 그런 다음 누구에게라도 죽고 싶은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얘기하라. 지금의 순간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떳떳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바람직하다.

▲ 한국자살예방협회 사이버 상담실에서는 어떤 내용의 상담이 주로 이뤄지나.
2009년 상담건을 분석해보면 대인관계(35%), 신체 및 정신질환(23%) 학업·직업·경제 문제(13%) 순이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부모·자녀관계(14%), 우울감(11%), 친구관계(8%), 염세비관(7%) 등이었다. 최근 초등학생과 주부, 그리고 노년층의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이 전체의 57%이며, 10~20대가 82%, 학생이 60%나 된다. 상담 건수도 2006년 하루 평균 3.0명에서 2007년 6.6명, 2008년 9.1명, 2009년 13.5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상담위원 70명, 모니터링위원 7명이 활동하고 있다.

▲ 일반인들이 알아두면 좋은 자살예방 상담 수칙은.
- 누구나 자살을 생각할 수 있고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자살 생각이 있는지 묻는 것은 자살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노력이다.

설마 아니겠지…라고 무시하지 마라.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의 모든 어려움을 제거할 수는 없더라도 하나만이라도 해소하면 자살 시도는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