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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매력에 ‘푹’ 빠진 남자, 이전선씨

나눔의 매력에 ‘푹’ 빠진 남자, 이전선씨

by 운영자 2011.10.17

“나눔, 나와의 약속을 지키다”
11년. 1300시간. 1004명. 나눔의 매력에 빠진 이전선(47)씨, 이 남자한테 따라다니는 숫자다. 봉사활동 11년, 총 봉사시간 1300여 시간, 기부 참여 목표 인원 1004명. 물론 이 숫자들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늘어만 간다.

늘어가는 그 숫자가 보람이고 행복이고 기쁨이고 생활의 활력소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몸져누우시면서 가세가 많이 기울었어요. 집에서는 아버지 대소변을 받는 등 아버지를 돌봐야했고, 학교에 도시락도 싸갈 수 없었죠. 그때 돌아가며 제게 ‘사랑의 도시락’을 싸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자신을 도와준 친구들을 통해 희망을 보고, 더 큰 나눔을 다짐했던 이전선씨는 2000년 그 약속을 지키기 시작했다.

홀몸노인을 위한 말벗, 식사 지원 등 짬짬이 시간을 내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할매들하고 가장 단시간에 친해질 수 있다”는 그는 그렇게 5년을 ‘할매들과 논다’는 생각으로 나눔의 마음을 쌓았다.

혼자 해오던 나눔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게 된 것은 2005년.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회사 분위기와 맞물려, 나눔의 에너지는 널리 퍼져 갔다.

“나만의 스크랩북이 있어요. 처음 할매들에게 간식을 사드렸던 영수증부터, 봉사활동 가서 찍은 사진들, 다녀오고 나서의 생각을 적은 글들이 담겼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들춰 봐요. 그러면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또 힘이 나죠.”

그를 또 힘나게 하는 것은 가족. 아들, 사위, 남편, 아빠를 지지하고 함께 나눔에 참여하게 된 가족들 덕분에 더더욱 힘이 난다. 또, 멈출 수도 없다.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그는 수많은 감사장을 받았고 지난해 여수MBC시민상을 수상했다. 수상금 500만원은 물론, 어린이재단에 쾌척했다.

“2000원, 두 딸들의 용돈을 쪼개 어린이재단에 기부를 시작한 것이 지금 딸들은 1만1000원을 기부하고 있어요. 이보다 더 생생한 교육이 어디 있어요?”

백번의 말보다 실천으로 나눔을 보여준 그는 딸들의 ‘선행상’도 보물이다. 그는 지금 더 바빠졌다.

본격적인 나눔 전도를 시작한 것. 어린이재단 전라남도후원회 부회장을 맡으며 더 나눔 확산에 사명이 생겼다.

올해 그의 목표는 1004명을 기부에 동참시키는 것. “절망을 희망으로 탈바꿈시키는, 나눔은 기적”이라는 그는 그 기적을 더 많은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