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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광양) 도의원 “섬진강 물줄기 마르고 있다”

이용재(광양) 도의원 “섬진강 물줄기 마르고 있다”

by 운영자 2012.05.03

댐 건설 이후 평균 유량 및 갈수량 등 크게 감소
전남도 “유량 확보 위해 수중보 등 검토”
전남과 전북, 경남을 잇는 '남도의 젖줄' 섬진강의 건천화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잇단 댐 건설로 하류 기수지역(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의 유량이 눈에띄게 줄었기 때문으로 이로 인한 수질 악화와 고(高) 염분화로 생태계가 훼손되고 어민 소득 감소와 집단 민원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전남도의회 이용재(민주·광양1) 의원은 1일 제267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도정 질의를 통해 “섬진강 주변에 7개의 댐이 생기면서 하류가 물이 없는 곳으로 변해가고 강이 마르면서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 1965년 섬진강댐(담수량 4억6600㎥)을 시작으로 1978년 수어댐(4억5700만㎥), 1992년 주암댐(2750만㎥) 등 3개의 다목적댐과 이후 동복댐(9950만㎥)을 비롯한 등 3개의 용수공급댐, 보성 소수력발전소까지 7개의 댐이 들어서면서 댐 개발 전 초당 111㎥이던 섬진강 평균 유량은 현재 86.3㎥로 급감했다.

또 강물에 연중 가장 많은 양의 물이 흐르는 분량, 1년 중 95일은 보존되는 수량을 뜻하는 풍수량(豊水量)도 96.9㎥에서 47.6㎥로 반토막났고, 평상시에 하천을 흐르는 물의 양인 평수량(平水量)도 35.9㎥에서 26.0㎥로 큰 폭으로 줄었다.

저수량(貯水量), 갈수량(渴水量)도 각각 22.5㎥에서 17.2㎥, 11.8㎥에서 10.5㎥로 저하됐다. 저수량은 저수지나 호수, 못 따위에 물을 모아두는 양을, 갈수량은 강물에 연중 가장 적은 양의 물이 흐르는 분량, 1년에 355일은 이보다 저하하지 않는 분량을 말한다.

173㎞에 이르는 섬진강에는 257개의 지류하천이 유입돼 이처럼 홍수기에는 강수량이 편중되고 갈수기에는 유출량이 적어 물이용에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 등으로 해수면이 1960년대 이후 연간 0.34㎝씩 상승하면서 하류 바다화가 촉진돼 은어와 참게, 재첩, 참게 등 대표 생물들의 개체수도 염분 농도가 5배가량 높아지면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고염분화는 다시 농업용수 부족과 수산자원 고갈 등 2차 피해를 일으키고 있으며, 어업 소득 감소로 인한 집단 민원도 늘 우려되고 있다.

이 의원은 “사정이 이럼에도 연간 770억원에 이르는 물이용 부담금 중 상당수가 수질개선 보다 안길 포장 등에 사용되고, 그나마도 순천, 보성, 화순 등에 집중되고 최대 피해지인 광양은 3분의 1 정도만 지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암댐의 물이 남아돈다는 이유로 광주천 하천유지 용수로 활용되면서 수자원공사가 연간 70억원이 넘는 물값을 앉아서 거둬들이고 있다”며 “차라리 영산강물을 유입시켜 사용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박준영 전남지사는 “광주천이 영산강의 오염원 중 하나고, 영산강이 아직까지는 오염된 마당에 이를 광주천에 유입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보다는 물 문제는 희귀자원이 돼 가고 있는 만큼 서로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섬진강 하류 유량 확보와 관련해서는 “군데군데 수중보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는 이와 함께 하류 어업인들의 소득 보전을 위해 재첩 등을 기수구역에서 섬진강 하류 상단부 수역으로 이식하고, 적정량의 채취로 남획을 방지하는 동시에 산란기(6-8월)에는 휴식기를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