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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능력시험 4급 합격한 다문화이주여성 레티코아씨

한국어 능력시험 4급 합격한 다문화이주여성 레티코아씨

by 운영자 2013.01.07

“웬만한 한국인들만큼 한국 말 할 수 있어요”
베트남 다문화이주여성 위한 통번역 활동 기대돼
“계란, 계량 너무 헷갈려요. 한번은 ‘아저씨가 수도계량기 보러 왔어요’ 하는데 나는 ‘계란 안 사요’ 대답하면서 문을 안 열어 줬어요. 아저씨가 수도 계량을 하는 데까지는 관리사무소 아저씨의 도움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거예요.” 한 외국인 유학생의 에피소드처럼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저 재미있는 웃음거리로 여겨질 수 있지만 막상 낯선 나라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말’은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국말이 서툰 이주여성들은 그것 때문에 한국생활이 많이 어려워요. 저 역시 한국에 처음 와서 적응하기까지 말 때문에 참 힘들었어요.”

2009년 베트남에서 온 레티코아(22)씨도 ‘말’ 때문에 힘들었다. 병원을 혼자 가는 일도, 택시를 혼자 타는 일도 답답하고 어려웠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웬만한 한국 사람들만큼 한국말을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그것을 증명하는 ‘한국어능력시험’4급 과정을 통과하며 더 확실히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아무도 모르는 한국에 와서 적응하고, 한국어를 잘할 수 있게 된 데는 남편의 도움이 컸어요. 늘 할 수 있다고 응원하고, 제가 공부하는 동안 두 아이도 잘 돌봐줬어요.”

레티코아씨는 늘 그녀의 곁에서 응원하는 남편이 있었기에 빨리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생활에 적응했다며 웃는다. 또 순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의 도움도 컸다.

물론 한국어에 능통하기까지 그녀의 노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비법은 없고, 그냥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며 “이제는 한국어사전도 잘 찾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그녀는 이제 자신과 같은 처지인 다문화이주여성들을 위해 통번역사로서의 새로운 활동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지금 설레고 행복하다.

“처음의 저처럼 한국말을 못해 한국생활이 어려운 베트남 친구들과 언니, 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정말 기뻐요.”

혼자서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최소한 한국어를 몰라 ‘답답한’일을 겪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나아가 한국사회의 한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게 돼 더 든든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지원사는 전국 센터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결혼이민자에게 교육, 생활정보, 행정·사법기관, 학교, 병원진료 등 가족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