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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詩人 순천만에 반하다

부산 詩人 순천만에 반하다

by 운영자 2013.01.22

신희자 시인 ‘순천만 갈대의 연정’을 노래하다
우리는 종종 가까운 데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산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순천만이다. 순천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살면서도 순천만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종종 잊는다. 오히려 멀리 순천을 다니러 온 관광객이 그것을 더 잘 알기도 한다.

부산에서 온 신희자 시인이 딱 그런 경우다. 친한 언니가 있어 종종 순천에 들른다는 신희자(59) 시인은 지난 가을 처음 순천만을 다녀왔다. 갈대데크를 지나 용산전망대까지 순천만을 둘러보며 시인은 ‘황홀했다’ 한다.

“정말 두어 시간을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황홀한 이 풍경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었거든요.”

순천만을 붉게 물들이는 해넘이와 가을비 내려 말갛게 씻긴 은빛 갈대의 일렁임….

시인은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감사했다.

“우선은 이런 대자연을 창조한 조물주에게 감사했고, 다음은 이토록 아름다운 순천만을 잘 보전한 순천시민에게 감사했어요.”

아름다운 것, 그래서 잊지 못할 것을 만나면 그 표현법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아!’ 한마디 탄성으로, 누군가는 붓을 들어 그림으로, 누군가는 곡을 써 노래로, 누군가는 펜을 들어 글로 그것을 표현한다.

시인은 순천만을 다녀와 마음에 곱게 순천만에 대한 감상을 접은 뒤 종이 위에 그 마음을 훌훌 털어냈다. 더하고 뺄 것도 없이 그 마음과 생각은 곧장 시가 되었다.

<멍든 사과의 호수 마냥 / 발그레 붉게 물던 순천만 낙조 / 바다에 내려앉아 발을 담그네. // 은가루 뿌려놓은 융단 같은 갈대의 춤사래 /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 방방곡곡 사람 몰려와 인산인해(人山人海) 이룬다. // 순천만 갈대여 / 어제 내린 가을비에 몸단장하고 / 소올솔 불어오는 갈바람에 몸을 맡긴 채 / 그리운 이 맞이하려 춤을 추는가. // 그리운 이 기다리는 마음 설레임에 / 은구슬 같은 이슬방울로 눈물 머금고 / 나그네 손 붙잡고 그리운 이 소식 물어 보건만 / 아는 이 하나 없어 고개 숙여 흐느낀다. // 찬 서리 내리기전 갈대의 여정 끝나기 전 / 은빛으로 눈부신 갈대모습 변하기 전 / 그리운 이여 꽃마차 타고 달려와 / 갈대의 순정 품에 담고 가소서> - 순천만 갈대의 연정(戀情)

지난 2010년 평범한 주부에서 ‘새시대 문학’에서 시·수필 신인상 등단한 신희자 시인은 현재 영호남수필문학협회 회원, 사하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 mh963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