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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남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 수상한 김태현씨

<인터뷰> 전남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 수상한 김태현씨

by 운영자 2013.02.07

“땅과 농작물, 사람의 건강 최우선하는 농부로 살렵니다”
‘땅심’ 키우는 무경운 농법화학 비료 대신 유기농 효소
병해충은 천적 이용 방제


“돈만 ○○○는 농사꾼이 아닌 땅과 농작물, 사람의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농부로 살렵니다.”

지난 1일 ‘전남도친환경농업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태현(49·순천 교량동)씨는 ‘건강’을 강조한다. 땅이 건강하면 농작물도 건강해지고 그러면 자연히 그것을 먹는 사람도 건강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땅과 먹거리, 사람의 건강을 위해 김태현씨가 택한 것은 ‘유기농법’.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미생물 등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만들어낸 자재를 사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유기농을 위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땅심을 키우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미 9년 전부터 땅을 갈아엎지 않는 ‘무경운농법’을 실행하고 있다.

트랙터 등 농기계를 사용해 밭을 갈지 않기 때문에 땅 위와 저 깊은 땅속의 흙이 단절 없이 하나로 이어진다. 때문에 농작물이 뿌리를 뻗을 때 막힘없이 깊이깊이 뿌리를 뻗는다.

근본이 탄탄한 작물은 웬만한 자극에는 흔들림 없이 잘 자라고, 깊은 땅속의 영양분을 흡수해 열매까지 건강하다. 흙을 갈아엎지 않기 때문에 지렁이, 땅강아지 같은 벌레들이 활개를 치며 절로 땅을 튼튼하게 한다.

또 같은 밭에 계속 한 작물만 키우지 않는다. 오이며 고추, 토마토 등 종이 다른 것들을 번갈아 심어 각 작물별로 필요한 땅의 양분을 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건강하고 힘 있는 땅을 만드는 데서만 그치지 않는다.

“농작물도 사람과 같아요. 아이들도 엄마가 다 알아서 가방 챙기고, 옷 입히고 하면 스스로 할 줄 모르잖아요? 작물도 물이 필요하고, 영양분이 필요할 때 줘야지 무조건, 일방적으로 계속 주기만 하면 약해져요. ‘좀 있으면 또 줄 거니까’ 하면서요.”

김씨는 ‘애면글면’ 작물을 키우지 않는다. 사람처럼 작물도 자립심을 길러주려 노력한다.

넘칠 새라 주는 물과 영양분도 적당히 준다. 대신 작물 스스로 필요한 양분과 물 등을 먹을 수 있도록 땅을 건강하게 관리한다.

“농부는 그저 걸어다니며 먹을 것을 먹지 못하는 작물들에게 보조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종종 농작물들이 먹고 싶다, 영양분이 필요하다 말을 걸어올 때마다 주는 양분들은 직접 쑥이나 편백나무, 바닷물 등을 발효해 먹인다. 이따금씩 농작물 스스로가 무찌르지 못하는 병해충은 계피나 와사비 등의 천적을 활용한다.

땅과 작물 스스로를 건강하게 하는 일은 농작업을 수월하게 만들어줬다. 작물이 알아서 힘 있게 자라니 사람 손이 덜 가 노동력이 줄었고, 땅을 갈아엎고, 과한 난방을 하는 비용이 줄었으니 생산비도 절감됐다. 김씨의 농산물이 가격경쟁력을 가진 것도 모두 그 덕이다.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그의 농산물은 대부분 생협 매장과 학교 급식으로 나간다.

“땅과 작물,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니 안정적인 수입은 절로 따라온다”는 김씨는 전남도에서 선정한 ‘유기농명인’, 생협이 인증한 ‘윤리적 생산자’로 오이, 토마토, 고추, 애호박 등 18가지의 유기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또한 애호박·멜론 등의 착과제와 관련한 특허 4개를 가진 ‘공부하는 농부’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