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주 공동 작업하는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
<인터뷰> 메주 공동 작업하는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
by 운영자 2013.02.14
경로당 처마에 “메주가 둥실 떴습니다”
▲ 사진설명-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 메주가 주렁주렁 달린 처마 밑에서
(사)대한노인회 순천시취업센터 서정숙 센터장(사진 맨 왼쪽)과
서동윤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마을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콩 삶고 메주 만드는 일까지 어르신들 손으로 ‘싸목싸목’
올해로 5년째 … 건강 챙기고, 친목 다지고, 수익은 덤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
마당을 지나자 처마 밑으로 주렁주렁 열린 메주들이 보인다. 네모반듯한 메주들이 군데군데 거무스름한 빛을 내며 꾸덕꾸덕 익어간다.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에서 전통방식으로 메주를 만든 지는 올해로 5년째. 20여명의 고지마을 어르신들 20여명이 참여해 해마다 전통방식으로 메주를 만든다.
메주 만들기는 11월 국산 콩을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항상 국산 콩을 써요. 올해는 경북 의성에서 난 질 좋은 콩 1080kg을 구입해 메주 650덩이를 만들었어요.”
메주 만들기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는 고지마을 경로당 서동윤(83) 회장은 “질 좋은 국산콩은 고지마을표 메주 맛의 첫번째 공신”이라고 덧붙인다.
다음 콩을 고르고, 씻고, 불리는 일이 이어진다. 잘 불린 콩은 가마솥에 폭폭 삶은 뒤, 삶아진 콩을 절반은 기계를 이용해 찧고 절반은 절구 대신 어르신들이 꾹꾹 발로 밟아 찧는다. 기계로 찧은 것과 발로 찧은 것을 반반 섞으면 메주 담그기 딱 좋은 굵기의 콩이 된다.
콩이 알맞게 찧어지면 3.3kg 정량을 저울로 달아 맞춘 뒤 틀에 넣어 네모반듯하게 메주를 빚는다.
“메주 만드는 일이 노동만은 아니에요. 소일거리 찾기 어려운 노인들한테는 일감이 되고, 또 메주 만드는 동안 함께 밥 지어먹고 노니 그걸로 동네 사람들끼리 더 친해지지요.”
메주를 만들며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좋고, 동네 사람들끼리 친목을 다져 좋고, 몸을 움직이니 건강도 챙겨서 좋다며 고지마을 어르신들은 입을 모은다.
메주의 모양을 만들고 나면 발효라는 중요한 과정이 남는다. 경로당 2층은 메주 발효 방이다. 뜨끈뜨끈한 방에 볏짚을 깔고 그 위에 빚은 메주를 올리고 다시 볏짚을 덮은 뒤 그 위에 두툼한 이불을 또 덮어 메주가 잘 발효되도록 보름 정도 둔다.
고지마을 경로당표 메주 맛의 두 번째 공신은 바로 볏짚과 이불 등을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띄우는 것. 방안의 온기를 받아 거무스름하게 익은 메주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보름 정도 발효한 메주는 고지마을 경로당 처마 밑에서 겨울 찬바람 맞아 깊은 맛을 더하고 있다.
2kg 한 덩이 가격은 2만5000원. 고지마을 경로당표 메주는 입소문을 타고 순천을 비롯해 서울, 경기 등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와 지금은 650덩이 가운데 300덩이만 남은 상태.
경로당에서 판매한 수입 대부분은 이듬해의 메주 만드는 일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고지마을 어른들의 야유회 비용으로 쓰인다.
그러니 메주가 돈이 아닌 행복인 셈이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사)대한노인회 순천시취업센터 서정숙 센터장(사진 맨 왼쪽)과
서동윤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마을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콩 삶고 메주 만드는 일까지 어르신들 손으로 ‘싸목싸목’
올해로 5년째 … 건강 챙기고, 친목 다지고, 수익은 덤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
마당을 지나자 처마 밑으로 주렁주렁 열린 메주들이 보인다. 네모반듯한 메주들이 군데군데 거무스름한 빛을 내며 꾸덕꾸덕 익어간다.
순천 가곡동 고지마을 경로당에서 전통방식으로 메주를 만든 지는 올해로 5년째. 20여명의 고지마을 어르신들 20여명이 참여해 해마다 전통방식으로 메주를 만든다.
메주 만들기는 11월 국산 콩을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항상 국산 콩을 써요. 올해는 경북 의성에서 난 질 좋은 콩 1080kg을 구입해 메주 650덩이를 만들었어요.”
메주 만들기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는 고지마을 경로당 서동윤(83) 회장은 “질 좋은 국산콩은 고지마을표 메주 맛의 첫번째 공신”이라고 덧붙인다.
다음 콩을 고르고, 씻고, 불리는 일이 이어진다. 잘 불린 콩은 가마솥에 폭폭 삶은 뒤, 삶아진 콩을 절반은 기계를 이용해 찧고 절반은 절구 대신 어르신들이 꾹꾹 발로 밟아 찧는다. 기계로 찧은 것과 발로 찧은 것을 반반 섞으면 메주 담그기 딱 좋은 굵기의 콩이 된다.
콩이 알맞게 찧어지면 3.3kg 정량을 저울로 달아 맞춘 뒤 틀에 넣어 네모반듯하게 메주를 빚는다.
“메주 만드는 일이 노동만은 아니에요. 소일거리 찾기 어려운 노인들한테는 일감이 되고, 또 메주 만드는 동안 함께 밥 지어먹고 노니 그걸로 동네 사람들끼리 더 친해지지요.”
메주를 만들며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좋고, 동네 사람들끼리 친목을 다져 좋고, 몸을 움직이니 건강도 챙겨서 좋다며 고지마을 어르신들은 입을 모은다.
메주의 모양을 만들고 나면 발효라는 중요한 과정이 남는다. 경로당 2층은 메주 발효 방이다. 뜨끈뜨끈한 방에 볏짚을 깔고 그 위에 빚은 메주를 올리고 다시 볏짚을 덮은 뒤 그 위에 두툼한 이불을 또 덮어 메주가 잘 발효되도록 보름 정도 둔다.
고지마을 경로당표 메주 맛의 두 번째 공신은 바로 볏짚과 이불 등을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띄우는 것. 방안의 온기를 받아 거무스름하게 익은 메주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보름 정도 발효한 메주는 고지마을 경로당 처마 밑에서 겨울 찬바람 맞아 깊은 맛을 더하고 있다.
2kg 한 덩이 가격은 2만5000원. 고지마을 경로당표 메주는 입소문을 타고 순천을 비롯해 서울, 경기 등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와 지금은 650덩이 가운데 300덩이만 남은 상태.
경로당에서 판매한 수입 대부분은 이듬해의 메주 만드는 일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고지마을 어른들의 야유회 비용으로 쓰인다.
그러니 메주가 돈이 아닌 행복인 셈이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