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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순천 청암고 박혜영양, 동계체전 피겨 금메달 획득

<인터뷰> 순천 청암고 박혜영양, 동계체전 피겨 금메달 획득

by 운영자 2013.03.04

스케이트만 신으면 즐거워 ‘쌩쌩 달려라’

2012년 동계체전 첫 출전서 은(銀) … 올해는 금(金)
늦은 출발, 고교 1년 때 피겨 시작
이끌어줄 코치 부족해 광주까지 원정 연습 다녀
순천대 사회체육학과 진학 … 좋은 지도자로서 기틀 다질 것
국내 최대의 종합 동계 스포츠 대회인 제94회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 순천 청암고등학교의 박혜영 선수(19)가 빙상 피겨 여자 고등부 싱글D조 프리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07년 김연아 선수의 ‘록산느의 탱고’를 보며 마음 속 깊이 피겨스케이트를 꿈꾼 박혜영 선수. 하지만 시작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또래들처럼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였고, 피겨를 전문적으로 하기에는 14살은 너무 늦은 시작이었다.

하지만 피겨에 대한 열망은 그 어떤 것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박 선수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장 스케이트장으로 달려갔다. 남들은 중심이 흔들리고, 미끄러워 벌벌 떨며 ‘얼음’이 되는 스케이트장에서 박 선수는 ‘얼음 땡’이 되어 자유자재로 스케이트장을 누볐다.

“진짜 재미있어요.”

이유는 간단하다. 언제나 피겨는 재미있기 때문.

하지만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닌 업(業)으로의 피겨를 하기에는 악조건이었다.

‘피겨는 생명이 너무 짧지 않아?’ ‘공부하지 무슨 운동이야’ 하며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을 지도할 지도자가 부족한 것이었다. 지도자를 따라 순천으로 광양으로 광주로 스케이트장을 옮겨야 했던 일은 ‘피겨를 계속할 수 있을까’ 가장 고민이 됐던 순간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날마다 버스를 타고 광주로 피겨를 배우러 다녔어요. 그래도 제가 예민한 편이 아니어서인지 버스에서 잠도 잘 잤어요.”

날마다 버스로 왕복 3~4시간 거리의 광주를 오가며 피로와 부상 등과 싸우면서도 피겨에 대한 열망은 더해 갔다.

박 선수는 2012년 첫 동계체육대회에 참가해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올해 그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노력한 대가를 얻어 기뻐요. 주변에서도 ‘그동안 열심히 했구나’ 인정해줘서 좋고요.”

박 선수는 이제 지도자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선수로서 대회에서 실력을 검증받을 계획이다.

올해 순천대학교 사회체육학과를 진학, 기본적인 체육 과정은 물론 스포츠재활과 음식 등 운동 전반에 대해 고른 지식을 갖춘 지도자로서의 삶을 꿈꾸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