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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숨은 일꾼 (1) 정원해설사 박정인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숨은 일꾼 (1) 정원해설사 박정인씨

by 운영자 2013.04.04

“정원박람회, 기다려집니다”
관람객이 쉽게 정원 관람하도록 공부하고, 해설 시나리오도 짜고
정원박람회장에 꽃과 나무가 심어지고, 세계 각국의 대표 정원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안을 더 알차게 꽉 채우는 것은 사람. 순천시민들도 정원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기꺼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정원박람회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시민들을 만나본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정원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박정인(67·순천 남정동)씨.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정원박람회를 맞는 기분이 남다르다.

“정원박람회, 기다림 반 걱정 반입니다. 1년여 동안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한 것을 선보일 생각을 하면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관람객들이 시간을 내서 제 정원 해설을 들을지, 또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를 끌 만큼 잘 설명할지 걱정도 됩니다.”

박정인씨는 정원해설사로 활동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순천시민대학 ‘정원해설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장 교육, 해설 시연 등의 과정을 거쳤다.

퇴직 후 즐겁게 활동할 일을 찾기 위해 지원한 그는 정원해설사 과정을 거치며 더 삶의 활력을 찾았단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정원해설사 교육이 기다려졌어요. 공부도 재미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일에는 더 열의가 생기고 속도가 붙기 마련.

그는 더 좋은 정원해설사가 되기 위해 스토리텔링과 관련한 책을 사서 읽고, 정원해설사 조원들과 담양 등을 찾아 조선시대의 정원을 살펴봤다.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정원 해설을 들을까 궁리하고 해설 시나리오도 작성했다.

특히 그는 정원해설사 과정 중 해설 시연 과제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이목을 끌었다.

정비석의 수필 <산정무한> 내용 가운데 ‘울며 소맷귀 부여잡는 낙랑공주의 섬섬옥수를 뿌리치고 돌아서 입산할 때에’ 부분에 영감을 얻어, 그것을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와 고려 왕건의 딸 낙랑공주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와 버무려 은행나무를 설명한 것.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나무인 높이 42미터의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와 그에 얽힌 이야기, 더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는 무엇인지에 관한 궁금증까지 끌어냈다.

“관심을 이끌어낼 정원과 나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더 공부해야지요. 또 내내 서서 해설을 해야하니 체력도 더 키워야 하고요.”

박정인 씨는 정원해설을 잘 해낼 체력을 다지기 위해 오늘도 빠짐없이 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