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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숨은 일꾼(5)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숨은 일꾼(5)

by 운영자 2013.05.20

한평정원 가꾸기 앞장, 유양현 중앙동 주민자치위원장
“버려진 공간이 꽃으로 살아나는 순간, 최고의 보람”
공간의 변화뿐 아닌 시민의식 개선 효과도
오는 10월 20일까지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여기서 문제다. 정원을 선보이는 박람회 장소는 어디일까?

이 물음에 백이면 백 “순천 도심과 순천만 상류 사이의 오천동, 풍덕동 일대” “연향 2지구에서 보성 가는 길 왼편”이라 답할 것이다.

미안하지만 이 답은 맞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하다. 아주 정확한 정답은 ‘순천 전지역’이다. 박람회의 주 행사가 열리는 곳은 박람회장 안이지만, 순천 곳곳 가꿔진 한평 정원 덕에 순천은 어디서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정원을 꾸며놓은 박람회장이 곧 순천 전체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 자신의 일보다 한평정원 가꾸기에, 정원박람회 알리미 역할에 더 열심인 이가 있다. 순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장 유양현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여기 이곳이 예전에는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진 곳이었어요. 그런데 보세요. 지금은 이렇게 꽃과 나무가 심어졌어요.”
중앙동 곳곳을 돌며 안내하는 유양현 자치위원장은 “쓰레기로 고통 받고 버려진 공간이 꽃과 나무로 살아났다”며 뿌듯해한다.

그러나 한평 정원을 가꾸며 시련도 많았다.

일일이 땅주인을 만나 정원 조성에 대해 설명하고, 반대하거나 시큰둥해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설득도 해야 했다.

설득이 끝난 뒤 꽃과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가꾸는 일도 모두 중앙동주민자치위원들의 몫이었다. 종종 정성들여 꾸민 정원의 꽃을 몰래 뽑아가는 등 훼손하는 일도 있었다.

“속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막상 꽃으로 정원을 가꾸고 나니 달라졌어요. 거리도 달라졌고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졌습니다. 그 보람은 말로 못 하지요.”

중앙하이츠 옆 쓰레기 더미로 골머리를 앓던 곳에 예쁜 정원이 만들어졌고, 음침하던 맥도날드 맞은편 공터는 그네와 데크가 놓인 쉴 공간이 돼줬다.

코스모스 원룸 옆 빈집터는 벽화와 꽃잔디가 심어져 누구나 한번씩 ‘예쁘다’는 감탄사를 터트리는 공간이 됐다.

공간의 변화뿐 아니다.

아무 곳이나 빈 공간이면 스스럼없이 쓰레기를 쌓아두던 시민의식이 달라졌다. 정원 가꾸는 일이 시청의 일이라 여기던 시민들이 스스로 물을 주고 가꾸기 시작했다. ‘예쁜 꽃 심어주세요.

제가 물도 주고 잘 가꿀게요’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주민들까지 있을 정도.

“힘든 일이라 생각하면 못 하지요. 내가 사는 동네, 내 고향의 가치를 더 높이는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합니다.”
한편 유양현 위원장은 한평 정원 조성뿐만 아니라 정원박람회장 자원봉사 등 정원박람회와 순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