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인터뷰> 연극예술강사 이가원

<인터뷰> 연극예술강사 이가원

by 운영자 2013.09.04

“연극 통해 마음 여는 아이들의 모습, 가장 큰 보람이죠”
2003년부터 지역문화예술강사 활동
학교·복지관·아동센터서 ‘공감(共感)’ 교육
“지금 우리 주변에 뭐가 있지? 여기 야구방망이도 있고 저기 배드민턴채도 있네? 이걸로 우리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을 표현해보자.” “…….”

수줍어 쭈뼛쭈뼛하는 아이들. 배드민턴채가 어떤 악기가 될지, 야구방망이로 무슨 악기를 표현할 수 있는지 도통 감이 안 잡히는 모습이다.

“처음 막 ‘이것을 몸으로 표현해보자’ 하면 막막해 해요. 특히 이런 창의적인 표현 활동들을 해보지 않아본 아이들은 더더욱 그렇죠. 딱 틀 안에서만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달라지는 모습들이 보여요.”

연극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연극예술강사 이가원씨.

2003년부터 지역문화예술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가장 큰 보람을 “닫힌 말문을 열고 마음의 문을 연 때”로 꼽는다.

“부모로부터 학대 받은 아이들이 모인 아동복지시설에서 연극 수업을 한 적이 있었어요.

말과 행동이 어눌해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도 받은 아이었는데, 수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더라고요.

평소 아이의 말을 무시하던 다른 아이들도 얘기를 잘 들어주고 나중에는 위로도 하고요. 연극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공감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몸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을 낯설어하는 아이들이 자신 있게 속내를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모습을 본다. 또 짜인 얘기가 아닌 스스로 극의 이야기를 만들고, 무대 위에서 서로가 가장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모습도 본다.

전남 곳곳 어디든 가리지 않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연극수업을 다닌 보람을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하지만 힘들 때도 있었다고.

연극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지 않을 때가 바로 그때다. ‘자질이 부족한가’ 생각이 들려는 때마다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생각과 감정을 말과 몸으로 표현해가는 아이들을 보면 그 생각이 사라졌다.

이가원씨는 예술 강사뿐만 아니라 극단 풍화를 이끌고 있다. 2006년 만들어져 아직 창단 공연도 하지 못한 신생 극단이지만 앞으로 열심히 꾸려 공연도 올리고, 연극 교육도 할 포부를 갖고 있다.

“연극을 통해 성장하는 걸 봐요. 그것이 바로 극단을 운영하고 연극 교육을 계속할 계획을 세우는 원동력이죠.”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