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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공예가 송난영씨 차가운 금속에 색의 온기를 불어넣다

칠보공예가 송난영씨 차가운 금속에 색의 온기를 불어넣다

by 운영자 2014.12.18

차갑다.

‘금속’이라는 낱말이 주는 느낌이 꼭 그렇다.

차가운 금속에 색으로 온기를 불어넣는 칠보공예가 송난영씨(33).

칠보(七寶)는 금이나 은, 동, 구리 등 금속에 유리질로 만든 유약으로 문양을 낸 뒤 고온의 가마에서 유약을 녹여 굽는 전통 공예다.

“칠보는 빛깔구이, 빛깔공예라고 해요. 유약과 가마 온도의 조화로 아름다운 색과 빛을 내거든요.”

송 작가는 칠보공예의 매력을 ‘빛깔’로 꼽는다. 평범한 금속이 유약과 가마를 만나 더 단단해지고, 덧입힌 색으로 독특한 빛과 색을 뿜어내기 때문.

“흔히 칠보공예로 귀걸이나 목걸이 등 장신구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접시나 명함꽂이 등 생활용품부터 액자 등 예술작품까지 그 영역이 넓어요. 또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 하나하나 고유하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칠보의 매력을 열거하는 송 작가의 눈이 반짝인다.

□ 원석보다 더 아름다운 빛깔의 예술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송 작가는 8년여 전 우연히 만난 칠보공예의 ‘색’에 빠져 들었다.

원석의 색과는 다른, 만드는 이에 따라 또 유약의 두께와 가마의 온도에 따라 다른 색과 빛을 뿜어내는 칠보는 값비싼 보석과 견줘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길로 그녀는 칠보공예에 매진했다.

작은 금속 틀 위에 색을 입히며 자신의 생각과 감성을 오롯이 담았고, 가마 안의 열이 더해져 어떤 ‘우연’의 색이 나올까 기대하는 일이 즐거웠다.

덩어리 유약을 틀에 올려 가마 안에서 녹는 대로 다른 문양을 내는 ‘후리트’ 기법부터 은박이나 금박 등을 활용한 기법, 채를 이용해 흩뿌리고, 회화 유약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까지 30~40여 가지의 칠보공예 기법을 통해 매번 다른 작품을 만들고 구상하는 일이 행복했다.

그렇게 작업하기를 5년, 송 작가는 문화의거리에 자신만의 작은 공방 ‘뮤제이옹’을 꾸려 작업에 전문성을 더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칠보공예를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성과 고유함을 인정받아 순천만정원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기독교박물관에 칠보공예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칠보공예 작품 전시회도 열었다.

□ 칠보공예 현대화 노력할 터

그러나 그녀는 아직 할 일이 더 남았다.

칠보공예의 현대화다.

“칠보는 전통공예고, 또 색이나 문양 때문인지 젊은 층보다는 40대 이상 나이든 층에서 더 좋아하는 공예예요. 저는 칠보를 조금 더 현대화하고 싶어요. 젊은 층도 칠보를 알고, 금이나 은처럼 가까이 하게 하고 싶거든요. 그것이 제 숙제예요.”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송 작가는 우선 금속공예 전공을 살려, 칠보공예에 사용되는 기존의 틀이 아닌 자신만의 틀을 만들 생각이다. 기성품의 크고 화려한 틀 대신 젊은 층의 성향에 맞는 작고 단순한 틀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것들을 만들 생각이다.

또 쇼핑몰을 운영, 칠보공예를 알리고 자신의 실력도 평가받겠다는 심사다. 뿐만 아니라 더 새로운 것을 접목하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