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장애인 멘토-멘티 모임 ‘M2클럽’

장애인 멘토-멘티 모임 ‘M2클럽’

by 운영자 2015.09.22

밀어주고 끌어주며 “함께 가자, 우리!”

장애인-비장애인 멘토-멘티
서로 고민 나누고 함께 해결

옷 나눠 입는 ‘옷걸이 운동’
주머니 털어 네팔 돕기 성금도
“장애인은 할 수 없다” 편견 깨


“중증장애인들이 시설이나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립을 하려고 하면 ‘네가 어딜 가려고 하느냐’ ‘결혼은 무슨 결혼이냐’처럼 부정적인 답이 먼저 나옵니다. 그런데 지지하는 사람 3명만 있으면 장애인들의 삶은 달라져요.”

순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철호 센터장은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밑거름은 주변의 믿음과 응원이라고 강조한다.

중증장애인 멘토-멘티 모임 ‘M2클럽’은 이처럼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3명의 지지자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동료상담가 김병주 씨와 김철호 센터장의 의기투합으로 꾸려졌다.

‘M2클럽’은 멘토와 멘티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선생이라는 뜻의 ‘멘토(mentor)’와 상담자라는 뜻의 ‘멘티(mentee)’의 영문 M이 2개라는 점에 착안해 이름 붙였다.

20여 명의 장애인이 활동하고 있는 ‘M2클럽’은 장애인과 부모, 비장애인이 함께 ‘팀’이 돼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며 자신감을 찾는 활동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회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서는 것이 목표다.
‘M2클럽’은 달마다 1번씩 모임을 갖는다.

지난 봄, 휠체어를 타고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은 보성의 토마토 농장을 찾아 직접 토마토를 따고 그 토마토로 피자를 만들어 먹었다. 시장에서나 보던 토마토를 직접 따고 또 그것을 맛보며 이들은 또 하나 ‘할 수 있다’ ‘재밌다’는 경험을 저장했다.

지난 4월 발생한 네팔 지진 이야기를 듣고는 자발적으로 ‘우리도 돕자’는 마음이 모아졌다.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늘 용돈이 궁한 장애인들은 주머니의 일이천 원을 털어 7만여 원을 모았고,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기부했다.

남 앞에서 말을 잘 못하겠다는 장애인에게는 인사부터 자기소개, 노래 등등을 할 수 있는 ‘무대’를 열어주고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함께 고전 요약본도 읽고, 바른 악수법 등의 인사예절도 함께 배웠다.

‘헌 옷’ 이야기가 나오자, 장애인들은 집안의 헌 옷 갖고 나와 옷걸이에 걸고, 그 옷이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1000원에서 3000원 사이의 싼 값으로 팔자고 제안했다. 오래돼 못 입는 옷은 더 어려운 나라의 이웃에게 기증하고, 판매된 옷의 수익금은 장애인들을 위해 쓰인다.‘옷걸이 운동’이라 이름 지은 나눔장터는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누구라도 집안의 안 입는 옷을 순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M2클럽’에 기증할 수도 있다.

‘M2클럽’을 이끌고 있는 동료상담가 김병주 씨는 “우리는 장애인이기 이전에 사회구성원”이라며 “사회 속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여러 기술과 방법을 함께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애인은 자신감을 찾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함께 어울려 사는 것. 그것이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