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애인 수공예가 김소연씨 “다리를 잃는 대신 재주 많은 손을 얻었죠”
<인터뷰> 장애인 수공예가 김소연씨 “다리를 잃는 대신 재주 많은 손을 얻었죠”
by 운영자 2015.10.07
깎고 다듬고 칠하고 기다리는 것.뚝딱뚝딱 ‘손재주’ 있는 김소연(38)씨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다. 그다지 관심도 두지 않았다. ‘손’으로 하는 일, 손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은 두 다리를 잃고부터다.
5살 무렵 교통사고를 당한 김씨는 서서히 다리가 불편해져 목발을 짚고 생활해야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다리를 고치기 위해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결과는 나빴고, 온전히 걸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박살이 났다. 지금 김씨는 지체장애 2급의 장애인이다.
“부끄럽지만, 자살 시도를 5번이나 했어요. 그래도 죽지 않더라고요. 그 뒤부터는 열심히 살아야겠다 마음을 고쳐먹었죠.”
절망하고 방황하던 김씨는 이를 계기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살아야겠다 마음먹었고, 다리가 불편해도 할 수 있고 그간 해보고 싶었거나 관심이 있던 것을 찾아 나섰다.
“제가 향수를 좋아해요. 누가 선물을 사준다고 하면 향수를 사달라고 할 정도로요. 그래서 향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 생각했죠. 그러다 향초나 석고방향제, 천연비누 만드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길로 김씨는 순천과 광주를 오가며 석고방향제, 천연비누 만드는 것을 배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재미있었어요. 한복이나 피아노, 천사 등등 머리 속에 떠오른 모양의 틀을 손으로 깎고 다듬으면 머릿속의 것이 현실로 나타났어요. 그 모양대로 비누도 만들고, 석고방향제도 찍어냈죠. 생각이 현실로 되는 것 얼마나 재미있어요!”
김씨는 그간 몰랐던 손재주를 새로 발견했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만나게 됐다.
석고방향제나 향초 등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소규모로 강의도 하고, 자신이 만든 물건을 순천문화의거리나 버드내공원 등지에서 팔기도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남이 잘 만들지 못하거나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 모양의 방향제나 비누 모양 틀을 직접 만들어내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지금처럼 장애가 심하지 않았을 때는 까다롭고 차가운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장애가 조금은 더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바꿔놨죠. 이렇게 향기로운 것들을 직접 만들며 또 한번 달라졌고요.”
“장애는 선물이었다”고 덧붙이는 김씨의 꿈은 소박하다.
향기 있는 것, 손으로 뚝딱이며 만들 수 있는 것들과 오래도록 가까이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보며 한명의 장애인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는 것. 그것뿐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물론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다. 그다지 관심도 두지 않았다. ‘손’으로 하는 일, 손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은 두 다리를 잃고부터다.
5살 무렵 교통사고를 당한 김씨는 서서히 다리가 불편해져 목발을 짚고 생활해야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다리를 고치기 위해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결과는 나빴고, 온전히 걸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박살이 났다. 지금 김씨는 지체장애 2급의 장애인이다.
“부끄럽지만, 자살 시도를 5번이나 했어요. 그래도 죽지 않더라고요. 그 뒤부터는 열심히 살아야겠다 마음을 고쳐먹었죠.”
절망하고 방황하던 김씨는 이를 계기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살아야겠다 마음먹었고, 다리가 불편해도 할 수 있고 그간 해보고 싶었거나 관심이 있던 것을 찾아 나섰다.
“제가 향수를 좋아해요. 누가 선물을 사준다고 하면 향수를 사달라고 할 정도로요. 그래서 향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 생각했죠. 그러다 향초나 석고방향제, 천연비누 만드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길로 김씨는 순천과 광주를 오가며 석고방향제, 천연비누 만드는 것을 배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재미있었어요. 한복이나 피아노, 천사 등등 머리 속에 떠오른 모양의 틀을 손으로 깎고 다듬으면 머릿속의 것이 현실로 나타났어요. 그 모양대로 비누도 만들고, 석고방향제도 찍어냈죠. 생각이 현실로 되는 것 얼마나 재미있어요!”
김씨는 그간 몰랐던 손재주를 새로 발견했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만나게 됐다.
석고방향제나 향초 등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소규모로 강의도 하고, 자신이 만든 물건을 순천문화의거리나 버드내공원 등지에서 팔기도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남이 잘 만들지 못하거나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 모양의 방향제나 비누 모양 틀을 직접 만들어내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지금처럼 장애가 심하지 않았을 때는 까다롭고 차가운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장애가 조금은 더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바꿔놨죠. 이렇게 향기로운 것들을 직접 만들며 또 한번 달라졌고요.”
“장애는 선물이었다”고 덧붙이는 김씨의 꿈은 소박하다.
향기 있는 것, 손으로 뚝딱이며 만들 수 있는 것들과 오래도록 가까이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보며 한명의 장애인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는 것. 그것뿐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