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인터뷰> 전남봉화자원봉사회 “봉사 통해 더불어 사는 가치 배우며 … 인생 익어 갑니다”

<인터뷰> 전남봉화자원봉사회 “봉사 통해 더불어 사는 가치 배우며 … 인생 익어 갑니다”

by 운영자 2015.10.13

50~80대 30여 명 구성
청소골 등 순천 곳곳 정화
홀몸어르신 목욕 봉사도
“봉사 때면 나이도 잊어”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는 시기, 전남봉화자원봉사회 회원들은 그 시간을 어려운 이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지난 2013년 만들어진 전남봉화자원봉사회는 5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까지 30여 명의 회원들이 매달 1회 이상 자원봉사를 한다.

청소골, 동천 등 순천 곳곳의 환경 정화 활동을 비롯해 홀몸어르신들을 찾아 필요한 먹을거리를 전달하기도 하고 더러운 채 방치된 집도 청소한다. 요양원 등지를 찾아 어르신들의 목욕도 도맡는다. 농번기에는 일손이 부족한 농촌을 찾아 가지치기, 매실·복숭아 수확 등도 돕는다. 등하교 시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 지도 등도 이들의 몫이다.

전남봉화자원봉사회는 처음 ‘들국화 산악회’라는 이름의 등산동호회에서 출발했다. 산이 좋아 등산을 하려고 만난 이들은 등산을 하며 챙긴 건강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자 마음먹었다. 한없이 베푸는 산의 마음을 어느새 닮아버린 것.

“젊었을 땐 사는 게 바빠서 몰랐어요. 내가 가진 것들을 어려운 이들과 나누는 행복을요.”
전남봉화자원봉사회 강복례 사무국장은 “봉사하며 인생이 더 무르익는 것 같다”고 덧붙인다.

이광재 회장은 “봉사활동 가는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이 좋다”며 “봉사를 할 수 있는 건강을 가졌다는 것이 첫 행복이고, 내가 가진 재주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고, 끝난 뒤 흐뭇해하는 이웃들을 보는 것이 세 번째 보람”이라며 웃어 보인다.

이들은 여러 활동 가운데 낡고 오래돼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가구들이 삭은 동외동의 한 경로당에 환경정화 봉사에 나선 것을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무거운 가구를 나르고 청소해야 하는 힘든 일이었지만, 끝나고 나서는 깨끗하고 쾌적한 경로당에서 지낼 어르신들 생각에 뿌듯했다고.

또 “찾아와줘 정말 고맙다”며 연신 고마움을 전하던 한 어르신이 이듬해 다시 찾았을 때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가슴이 아팠던 일도 잊지 못할 일 가운데 하나다.

가장 낮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봉사하고 있는 전남봉화자원봉사회는 앞으로 봉사의 범위를 더 넓힐 계획이다.

이 회장은 “노력봉사를 통해 주변 어려운 이웃의 기본 생활을 조금이나마 도왔다”며 “요가, 색소폰·오카리나 연주, 창 등 회원들의 재능을 살린 재능봉사로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고 어루만질 계획이다”고 밝혔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