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어버이날 특집 - 24년간 나눔·효 실천한 ‘최종기씨’

어버이날 특집 - 24년간 나눔·효 실천한 ‘최종기씨’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05.09

“어르신들의 ‘잘 먹었다’는 한 마디면 충분하죠”
“저희 식당을 사랑해주신 데 대한 보답이자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고 좋아해주시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힘을 얻고 있죠.”

올해로 24년째 지역 어르신들에게 정성이 담긴 자장면을 대접하며 나눔과 효(孝)를 실천하고 있는 최종기씨(59·사진)는 그 시작이자 원동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순천시 남제동에서 아내 이도영씨(59·사진)와 함께 중화요리 전문점 ‘태풍은 불어도 철가방은 간다’를 운영 중인 그는 매년 3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자장면을 제공하며 온정을 전하고 있다.

“부모님은 오래 전에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91년, 어머니가 99년에 돌아가셨는데, 어르신들을 뵐 때면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죠.”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기념해 지역 어르신 300여 명에게 자장면을 대접했다.

최종기씨는 자장면 나눔을 시작하는 데 있어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고향이 순천 와온인데 정말 어렵게 살았어요. 어려움이 뭔지 잘 아니까 생활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나눔에 대한) 마음이 허락되더라고요.”

그렇게 1995년부터 쉬는 날(매주 목요일)이면 틈틈이 지역 마을회관과 요양원,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자장면 나눔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달에 1~2회씩 소규모로 진행하던 나눔을 이제는 규모를 확대해 어버이날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해 보다 많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나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심장병 어린이와 노인정, 고아원, 장애인, 독거노인 등을 찾아가 나눔·봉사를 펼치는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의 정기 후원자이기도 한 그는 이 단체와 함께 두 달에 한번 꼴로 성산요양원을 방문해 자장면 나눔도 전개하고 있다.

“비용이나 체력적으로나 부담이 됐으면 못 했겠죠. 아내가 함께 하기에 가능했고, 또 행사 날에는 여러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와서 도와주기도 하고요.”

최종기씨는 다른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의 ‘잘 먹었다’는 한마디에 힘이 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빙그레 웃는다.
▲최종기씨는 자신의 식당에서 24년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자장면 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할 때는 힘들지만 어르신들에게 봉사하고 나면 마음이 가볍고, 참 좋아요. 자장면 나눔 행사를 통해 10년 넘게 얼굴을 봬온 어르신들이 몇 분 계시는데, 올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오셔서 인사해주실 때면 반갑고 또 마음이 놓이죠.”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자장면 나눔은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생각이라며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어르신들의 밝고 건강한 모습을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