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낙안읍성 낙안서당 김충선 훈장

낙안읍성 낙안서당 김충선 훈장

by 운영자 2008.09.02

“가르치는 것만큼 기쁜 일도 없지요”
“우리 성현이, 다 외웠나? 잘 하나 어디 한번 보자.”

“白日莫虛送(백일막허송)하라. 靑春不再來(청춘불재래)라.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두 번 오지 않는다.”

“아이구, 잘 하네.”
추구의 한 구절을 외우는 또랑또랑한 아이 목소리와 아이를 칭찬하는 훈장의 목소리가 나지막한 담장을 타고 넘는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 내 낙안서당.

이곳의 훈장 김충선(43ㆍ순천 인제동)씨는 지난해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낙안읍성 아이들을 위해서는 한문을 가르치고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서당 체험, 붓글씨 써보기, 복식체험, 전통예절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외형적인 구조물인 초가집도 지켜야 하지만 우리 정신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살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서당을 다니게 돼 지금까지 줄곧 한학을 공부하고 있는 김훈장은 민족 고유의 정신이 녹아 있지 않으면 참된 민속촌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학과 다양한 책들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일깨우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서당의 교육은 엄격하고 인내심이 필요하지요. 자유화된 교육에 익숙해 통제가 부족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무척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공부를 하다가 가더라도 하는 동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는 김훈장은 맹자의 군자삼락 즉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중 세 번째인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즐거움을 빌려 자신 또한 한문이나 한학에 관심이 있는 제자들을 꾸준히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을 이야기한다.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이지은 기자 mariantna@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