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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철인 3종 경기 선수 조학심씨

여성 철인 3종 경기 선수 조학심씨

by 운영자 2008.09.18

‘몸’으로 겪는 짜릿한 쾌감
“잠깐만요. 기록증을 봐야 제가 몇 시간 만에 철인 3종 경기를 마쳤는지 알아요.”

철인 3종 경기 선수 조학심(50ㆍ연향동)씨.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식으로 말해 숫자에 밝아야 할 어른이, 게다가 기록이 중요한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도 본인의 기록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기록에는 그렇게 연연하지 않아요. 물론 매 대회마다 기록이 단축되면 더 좋겠지만 완주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니까요.”

13시간 44분.
지난 7일 태안에서 열린 그레이트맨대회에서의 완주 기록이다. 바다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7시간 내 완주해야 하는 킹코스(그레이트맨)에서 그녀는 13시간 44분을 꼬박 물과 햇볕과 체력 사투를 벌였다.

“워낙 운동을 좋아했어요. 10년도 훨씬 전부터 사이클을 시작했으니까요.”
사이클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영 마라톤에 눈이 가고 철인 3종 경기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2001년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한 초반에는 바다수영의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망설이기도 많이 망설였다.

그러다 2006년 처음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두려움의 시간은 길었지만 그만큼 쾌감도 컸다. 지금 그녀는 여성 철인 3종 경기 선수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강해졌다.

대회를 앞두고는 쉴 수가 없다. 가족과의 여유로운 주말을 반납한 지는 이미 오래. 매주 그녀가 속한 여수철인클럽 회원들과 팔마체육관, 상사, 별량, 화포 등으로 훈련을 나간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매력이 있어요. 인간의 한계 나아가 나의 한계를 넘는다는 쾌감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 대회만 끝나면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다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계와 그것을 극복하는 매력에 푹 빠진 그녀. 힘이 될 때까지 달리고 물살을 가르고 페달을 밟을 거라는 그녀는 벌써 다음 대회를 손꼽아 기다린다.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