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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인 ‘이현주’씨

한국무용인 ‘이현주’씨

by 운영자 2008.09.24

우리 춤은 오래 갈수록 빛이 나요
일반적으로 무용의 단어 앞에 나라의 이름이 붙는 것은 그 나라의 민속무용이나 민족무용을 말한다. 한국무용은 개인적 또는 정서적이기 보다 전체적이고 집단적이며, 제사의식의 하나로 집단가무의 성향으로 시작됐다.

이제는 전통적인 손과 발의 움직임을 통해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 내며 지금까지 우리예술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 한국무용을 시작한 고등학교 시절부터 30년이 넘게 한국무용을 추며 ‘우리 춤’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이현주(47세)씨.

“우리 것이 좋다는 걸 그때는 어떻게 알았겠어요. 그냥 무용을 하고 싶었어요. 춤 추는 게 좋아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막중한 책임의식으로 이어졌지요.”

30년 전 다들 ‘열심히 살아보자’고 힘을 합치던 그때 부유하지 않던 이씨 부모님은 ‘춤쟁이’를 하겠다는 딸의 선택을 반대했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있겠냐고 결국엔 이씨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정말로 어렵게, 어렵게 시작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즐겁게 했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무용의 진 맛을 느끼게 됐고, 우리 춤의 소중함까지 품게 됐지요.”

뭔가를 힘들게 얻었을 때의 만족감과 기쁨이 더 크다고 했던가. 이씨 역시 지금껏 남몰래 흘린 땀으로 맺어진 열매여서 한국무용은 그녀의 인생에서 매우 소중하고 절실하다.

“요즘은 우리 춤을 많이 외면하고 있어 마음이 허전해요. 한국무용은 처음부터 화려하게 보여 지는 것이 아닌 내면의 것을 표출하는 것이기에 차차 시간이 지날수록 고운 것들이 나오게 되지요. 그야말로 오래 갈수록 빛을 발하는 것이 이것인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아쉬워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우리 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음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씨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한국무용이 오랫동안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에 ‘늙은 할머니가 돼서도 우리 춤을 추고 싶다’고 남다른 애착심을 내비친다.

처음 한국무용이 좋아 시작하게 된 열여덟 소녀가, 지금은 한민족의 숨을 내뿜으며 우리 춤을 이어가고 있다. 그 숨은 끊어지지 말아야 할 우리의 생명 숨이다.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경희 기자 cho@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