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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쉐 조훈모씨

파티쉐 조훈모씨

by 운영자 2008.09.29

빵맛은 무엇보다 반죽에서 시작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의 직업은 파티쉐였다. 그녀의 손을 기억하는지. 그녀의 손은 딱딱하고 투박했으며 상처 투성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삼순과 같은 아니 그보다 더한 마음과 솜씨로 ‘맛 좋은’ 빵을 만들고자 한다.
23년째 제과제빵의 길을 걸어온 조훈모(45ㆍ연향동)씨는 매일아침 빵 굽는 냄새를 맡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처음 이일을 배울 때는 청소부터 했어요. 그때는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누구나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했으니, 한가지 한가지 배울 때마다 재미가 있었지요.”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도 빵 굽는 일을 하지만, 조씨를 비롯해 많은 파티쉐에게는 제과제빵과 관련된 것들 중엔 무엇 하나 진지하지 않은 게 없다.

“밀가루 가격부터 시작해서 케익 디자인, 빵 모양 하나하나가 관심꺼리가 되죠. 그 중에서 제일은 빵 맛이고요. 어떻게 하면 좋은 빵맛을 만들어 낼까… 하는 거죠.”

파티쉐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작업은 반죽이다. 빵맛의 기본이 되는 것이 반죽이기 때문. 아무리 기교가 좋아도 맛이 없는 빵은 그것의 의미를 잃은 것이다.

“좋은 재료를 쓰더라도 정성이 빠진 반죽은 구울 때 색깔부터 달라요. 정성스레 반죽해야 나부터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먹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게 되죠. 그러면서 실력이 늘고 자신의 노하우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최상의 빵 맛을 위해서는 반죽의 온도가 27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손이 가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파티쉐로서 꼭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다.

“날씨가 더울 때는 얼음이 필수고, 추울 때는 뜨거운 물이 필수죠. 밀가루 반죽은 아기와 같아서 잘 달래주고 얼러 줄수록 기가 막힌 빵맛이 나오게 되죠. 반죽은 아기 다루듯이 조심조심 정성스런 태도가 중요해요.”

현재 직접 빵을 만들며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씨는 자신의 이름을 걸 수 있는 자부심이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기에 더 소중하고 귀하다.

“누구나 자신들이 하는 그 방면에 최고가 되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우리 분야에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걸려요.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지만,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되면 재미없지요.”

쉽게 쌓은 탑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그 만큼 중요한 것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사람들은 인내가 필수 덕목이다.

조씨와 같은 파티쉐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과 희생이 따르지만, 그 뒤에 얻는 기분은 갓 만들어진 빵이 부풀어진 것보다 더 부풀게 할 것이다.

파티쉐가 되기위해서는 제과제빵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대학에서 전공을 하고, 실전에 들어가 제과점이나 호텔에서 솜씨를 발휘할 수 있다.

[ 글ㆍ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조경희 기자 cho@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