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일주 김유선
서예가 일주 김유선
by 운영자 2008.10.29
붓은 인생의 아픔과 고단함을 용해시키는 힘이 있어요”
35년 전 한 여고생 소녀는 저녁 늦을 무렵 처녀총각 언니오빠 서너명이 모여 검고 질게 먹을 갈아 붓으로 정성스레 뭔가를 써가는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때 소녀는 꿈을 품었다. 검은 먹과 붓으로 꿈을 써보기로…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도 쓰고 싶은 것들이, 써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다고 하는 일주 김유선(51ㆍ 광양 주령마을)씨.
“왜 그랬는지 그때 붓과 먹이 나와 많이 닮은 것 같았어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니 사람들에게 이목을 끌지 못하지만, 그것이 만들어 내는 것은 겸손함 그 자체였어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붓과 먹의 매력을 놓고는 못살 것 같아요.”
어제가 오늘과 같고, 오늘 역시 어제와 다를 것 없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자신과의 만남을 갖기는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허무하게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름답고 소중한 인생 아니던가. 그녀 역시 그랬다. 한 가정의 어미로 아내로 살면서 일상에 충실하다 보니 어느새 그녀의 소망은 조용히 접혀갔다.
“어느 날 문득 막연히 ‘행복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먹을 생각해 냈고, 다시 붓을 잡게 됐지요. 다시 붓을 잡고 보니 정말 세상을 모두 얻은 듯 했어요. 푸근한 정과 살아있다는 생기를 얻은 듯 했지요.”
그때부터 작업에 몰두해 우리글을 쓰는 서예를 넘어 작은 그림까지 그려 넣는 문인화와 큰 그림을 그리는 동양화까지 붓과 먹으로 상상으로만 가능한 것을 품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예협회의 추천작가상을 수상하고 순천시 서예문인화 족보에까지 오른 그녀는 유독이작 업에 필요한 도구들은 새것을 지양한다.
“새로운 것 보다는 판소리나 시조 등 옛것을 좋아했어요. 물건도 새로 사는 것보다 버려진 것에 더 애착을 느끼게 되요. 작은 사기그릇 하나도 팔레트가 될 수 있거든요.”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만은 세계최고부자라고 하는 그녀의 작업실엔 어느 누군가에게서 버려진 것들이 깨끗이 닦아지고 변신해 야무지게 사용되고 있다.
그녀에게 붓과 먹, 한 장의 종이만 있다면 절대 남루하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고, 오히려 세상에서 제일 평온한 시간과 값있고 귀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붓은 인생의 모든 아픔과 고단함을 용해시키는 힘이 있어요. 일시적인 기쁨이 아닌 영원한 기쁨과 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붓으로 써나가는 ‘서예’지요”
언제든 지친 일상에 살짝 비켜가길 원한다면, 혹은 진정한 자아를 만나길 원한다면 붓을 잡고 서예를 써보기를 권하는 일주 김유선씨는 자신 역시 지금껏 살아온 세월이 붙어나도록 계속적으로 붓을 잡고 싶단다.
지난해부터는 덕례리 주령마을의 서화연구실로 작업실을 옮겨 한적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써나갈 그녀의 작품에는 어떤 세계가 탄생 될지 기대된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 교차로 조경희 기자 / cho@sgsee.com]
35년 전 한 여고생 소녀는 저녁 늦을 무렵 처녀총각 언니오빠 서너명이 모여 검고 질게 먹을 갈아 붓으로 정성스레 뭔가를 써가는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때 소녀는 꿈을 품었다. 검은 먹과 붓으로 꿈을 써보기로…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도 쓰고 싶은 것들이, 써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다고 하는 일주 김유선(51ㆍ 광양 주령마을)씨.
“왜 그랬는지 그때 붓과 먹이 나와 많이 닮은 것 같았어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니 사람들에게 이목을 끌지 못하지만, 그것이 만들어 내는 것은 겸손함 그 자체였어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붓과 먹의 매력을 놓고는 못살 것 같아요.”
어제가 오늘과 같고, 오늘 역시 어제와 다를 것 없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자신과의 만남을 갖기는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허무하게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름답고 소중한 인생 아니던가. 그녀 역시 그랬다. 한 가정의 어미로 아내로 살면서 일상에 충실하다 보니 어느새 그녀의 소망은 조용히 접혀갔다.
“어느 날 문득 막연히 ‘행복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먹을 생각해 냈고, 다시 붓을 잡게 됐지요. 다시 붓을 잡고 보니 정말 세상을 모두 얻은 듯 했어요. 푸근한 정과 살아있다는 생기를 얻은 듯 했지요.”
그때부터 작업에 몰두해 우리글을 쓰는 서예를 넘어 작은 그림까지 그려 넣는 문인화와 큰 그림을 그리는 동양화까지 붓과 먹으로 상상으로만 가능한 것을 품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예협회의 추천작가상을 수상하고 순천시 서예문인화 족보에까지 오른 그녀는 유독이작 업에 필요한 도구들은 새것을 지양한다.
“새로운 것 보다는 판소리나 시조 등 옛것을 좋아했어요. 물건도 새로 사는 것보다 버려진 것에 더 애착을 느끼게 되요. 작은 사기그릇 하나도 팔레트가 될 수 있거든요.”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만은 세계최고부자라고 하는 그녀의 작업실엔 어느 누군가에게서 버려진 것들이 깨끗이 닦아지고 변신해 야무지게 사용되고 있다.
그녀에게 붓과 먹, 한 장의 종이만 있다면 절대 남루하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고, 오히려 세상에서 제일 평온한 시간과 값있고 귀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붓은 인생의 모든 아픔과 고단함을 용해시키는 힘이 있어요. 일시적인 기쁨이 아닌 영원한 기쁨과 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붓으로 써나가는 ‘서예’지요”
언제든 지친 일상에 살짝 비켜가길 원한다면, 혹은 진정한 자아를 만나길 원한다면 붓을 잡고 서예를 써보기를 권하는 일주 김유선씨는 자신 역시 지금껏 살아온 세월이 붙어나도록 계속적으로 붓을 잡고 싶단다.
지난해부터는 덕례리 주령마을의 서화연구실로 작업실을 옮겨 한적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써나갈 그녀의 작품에는 어떤 세계가 탄생 될지 기대된다.
[글ㆍ사진 : 순천광양 교차로 조경희 기자 / cho@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