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하나부터 열까지 장례의식 돕는 박재두씨

하나부터 열까지 장례의식 돕는 박재두씨

by 운영자 2009.02.19

“봉사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죠”

“가자 가세 어서들 가세 / 어허 어화 너 / 자래 등에 저 달을 싣고서 / 어허 어화너 / 내 고향을 언제나 올거나 / 어허 어화너…”

상두꾼의 구성진 소리가 꽃상여 행렬을 이끈다. 마을 건장한 청년들이 총동원해 지고 가는 형형색색 화려한 꽃상여는 그래서 더 애잔하다. 상여소리, 상두꾼, 꽃상여… 지금이야 귀한 진풍경이 됐지만 몇십 년 전만해도 흔하게 볼 수 있던 장례 풍경이다.

그 옛날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을 위로하고 도왔던 것이 이웃들, 마을 사람들이었다면 지금은 그 복잡한 절차와 예법을 ‘장례지도사’가 돕는다.

“간단하게 예전 장례를 주관하던 ‘호상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운구와 장례식장 선정, 수시(시신을 거두어 머리와 팔다리를 바로잡는 일), 입관 등 하나부터 열까지 장례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할 수 있어요.”

박재두(47ㆍ순천 왕조동)씨는 장례지도사의 역할을 설명한다. 때문에 그는 눈코 뜰 새가 없다. 지난 3년 동안 목욕탕 한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할 정도.

“사람이 죽는 것은, 더구나 가족ㆍ친지를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은 무척 슬픈 일입니다. 장례지도사는 유족들이 슬픔에만 빠지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해요.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나 할까요?”

일에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슬퍼하는 유족들의 마음을 달래고 모든 절차를 해야 하기 희생과 봉사정신이 필수다.

그는 지난 3년 동안의 일 가운데 가장 안타까운 죽음으로 순천 매산중과 효천고 사고를 꼽는다. 안타까운 어린 영혼들의 사고를 수습하며 애잔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덧붙인다.

“그동안 장례라고 하면 어둡고 슬프기만 했어요. 이것을 좀 더 드러내고 싶어요.”
그는 예전 우리 조상들이 상집 마당에서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했던 것처럼 장례 문화를 양성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목표를 밝힌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