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순천 봉화산 산불감시원 강대승씨

순천 봉화산 산불감시원 강대승씨

by 운영자 2009.03.26

“큰 불 안 났으니 그게 가장 큰 보람이지”

“대기가 건조하고 안개가 짙습니다. 각 초소에서는 관망을 철저히 하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봉화산 정상 부근 초소, 산불감시원 강대승(72ㆍ순천시 매곡동)씨는 갑작스레 짙어진 안개에 감시를 더 철저히 하라며 순천 곳곳의 산에 마련된 8개 초소 근무자에게 무전을 친다.

순천시는 건조해 산불 위험이 높은 기간인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약 100여명의 산불감시원과 진화대원이 활동하며 불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

봉화산 초소를 맡고 있는 산불감시원 강대승 씨는 산불 염려가 없는 눈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 설, 공휴일도 빠짐없이 10여년 동안 봉화산에 오른다.

“산에 오르며 건강도 지키고, 산불 감시하며 고향도 지키니 좋지요.”
산이 좋아 지리산 천왕봉에 90번이나 오르고 전국의 산이란 산은 안 오른 곳이 없는 강대승씨는 좋아하는 산에서 일하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나눈다.

봉화산을 찾는 이는 하루 2000~4000여명. 주말이면 그 수가 더 늘어난다. 하지만 그가 산불감시원으로 일하는 10여년 동안 큰 불이 난 적은 없다.

논두렁에서 ‘포로롱’ 불이 인 적은 있지만 크게 옮겨 붙은 적은 없다. 전에 비해 시민들의 의식이 좋아지고, 감시 체계와 화재 발생시 대응 체계가 잘 운영되는 등 삼박자가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내가 초소 지키는 동안 큰 불 없었으니, 지금까지는 그것을 제일 큰 보람으로 여깁니다. 앞으로도 철저히 감시하고 또 빠르게 대응해서 화재 없는 곳으로 만들어야지요.”

몸이 허락하는 한 산에 오르고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그는 철쭉꽃이 방긋방긋 피면 꼭 봉화산에 올라오라고 당부한다. 물론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물질은 꼭 놓고 올라야 한다.

[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